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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김태형 아바타, 양의지-김태군 누가 우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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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주목받은 포수 출신 사령탑.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된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58)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49)은 베어스 안방을 지켰던 포수 출신 지도자다. 둘은 선수 시절에 화려한 공격력보다 포수 본연의 임무, 투수 리드와 견실한 수비로 인정받았다. 선수 은퇴 후에는 배터리 코치로 착실하게 내실을 다진 뒤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들의 선수 시절 포지션 특성이 지도 스타일에도 영향을 주는데, 포수 출신은 게임을 읽는 안목, 선수단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선 김태형 감독의 두산이 김경문 감독의 NC를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에 우승까지 차지했다. 둘은 두산에서 선후배, 코치-선수, 감독-코치로 오랫동안 함께 했기에 너무나 상대를 잘 알고 있다.

포수 출신 두 감독의 대결 못지않게 양팀 포수의 맞대결도 주목할만하다. NC, 두산에는 김경문-김태형 감독의 '아바타', 양의지-김태군이 안방을 지키고 있다. 때로는 벤치의 의중을 읽고, 때로는 벤치의 지시를 빈틈없이 수행하는 '야전 사령관'이다. 감독의 '분신'과 같은 포수들의 활약이 시리즈의 향방을 바꿀 수도 있다.

이름값에선 양의지가 김태군을 압도한다. 김경문 감독이 두산 시절에 주전으로 중용한 양의지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다. 지난해 말 열린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했다.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주전 포수도 예약돼 있다. 뛰어난 투수 리드 능력에 수비력, 공격 능력까지 갖췄다. 두산이 자랑하는 '판타스틱 4',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 뒤에는 주전 포수 양의지가 있었다.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산의 포수 타순은 '약한 고리'가 아닌 팬들을 설레게 하는 자리다. 양의지는 부상으로 올시즌 10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3할1푼9리, 106안타, 22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이고, 이번 시즌까지 통산 타율이 2할9푼2리다.

물론, '가을야구' 경험도 풍부하다. 준플레이오프(15경기)부터 플레이오프(10경기), 한국시리즈(11경기)까지 포스트시즌 36경기에 출전했다.

데이터상 공격적인 능력은 양의지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

김태군은 올해 페넌트레이스 134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79안타, 1홈런, 30타점을 마크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들어 타격감이 좋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4할, 4안타, 2타점. 3차전에선 3안타를 때리는 최상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양의지에는 조금 뒤지지만 가을야구 경험도 적지 않다.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뛰었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9경기, 총 13경기에 출전했다. 한국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의지가 정점에 있는 포수라면 김태군은 여전히 뻗어나가는 선수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왔기에 양의지보다 경기감각이 좋을 수도 있다.

도루 저지율은 김태군이 0.352로 0.270에 그친 양의지에 앞섰다. 정규시즌에서 김태군은 패스트볼 2개, 양의지가 1개를 기록했다. 수비율에선 김태군이 1.000로 0.990의 양의지보다 좋았다.

포수가 웃으면 팀이 춤을 춘다. 감독들의 '분신', 포수싸움에선 과연 누가 웃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