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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한끼줍쇼' 이경규X강호동, '케미'가 밥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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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경규와 강호동, '케미'로 밥벌이 중이다.

시청자들의 저녁 풍경을 담는다는 JTBC '식큐멘터리-한끼줍쇼'는 색다른 소재와 장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경규와 강호동이라는 두 국민MC의 조합으로 관심을 모았다.

실제 지난 19일 베일을 벗은 '한끼줍쇼'에서는 23년만에 처음 방송으로 호흡하는 두 사람의 '톰과 제리' 케미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끼 식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관여는 최소화 됐고, 특별한 장치조차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내내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 자체가 웃음을 만들어 냈다.

강호동은 이경규의 영혼없는 리액션을 타박하는가하면, 망원동에서 만난 보살은 두 사람에게 "대박날 형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인들에게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하라는 의미로 양심거울을 건 집주인의 재치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첫 회는 결국 한끼를 얻어 먹는데 실패,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난 여고생과 식사로 마무리 됐다. 미션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이경규와 강호동의 케미 만큼은 기대 이상이었다. 스승이자 선배인 이경규를 존경하면서도 그의 실리적인 진행방식에 툴툴대는 강호동, 아끼는 후배이자 동생이지만 전초전이 길고 산만하다고 지적하는 이경규. 이들의 안 맞는듯 최적화된 호흡을 이제야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26일 방송된 2회에서도 이들의 아슬아슬한 브로맨스는 최고였다. 강호동은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소통'을 갈망했지만, 이경규는 "시간이 없다"며 효율적인 방송을 추구했다. 결국 "걷는게 힘든게 아니라 강호동에 지쳤다"던 이경규는 이윤석을 그리워했고, 강호동 또한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이경규 때문에 이수근의 이름을 외쳐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찰떡 궁합이 아닌 다름과 충돌로 이렇게 환상적인 케미를 발산할 수 있는 것은 '국민MC'들의 만남이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은 안 맞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국 합의점을 찾아내는 연륜이 있었다. 무엇보다 서로에 남다른 존경심과 애정을 지녔기에, 마음 놓고 티격태격하며 두 사람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케미를 만들어 냈다.

이경규는 '한끼줍쇼'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언젠가 강호동과 함께 방송을 해야겠다는 마지막 카드를 갖고 있었다"라며 "5년 후에 하면 더 우려먹을 수 있는데 제가 다급해서 카드를 빨리 꺼내게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같이 해보니 카드를 잘 던졌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이경규는 "다급해서 빨리 꺼냈다"지만 강호동과 호흡이라는 카드, '한끼줍쇼'를 보니 지금이 적기였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역 방송인이지만,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요즘 세대에게서는 한걸음 떨어져 있는 상황. 한끼 요청을 거절 당해 굴욕을 당하고도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은, 5년전이나 5년 뒤가 아닌 바로 지금이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한끼줍쇼'를 통해 23년만에 만남 두 사람의 시너지가 제대로 발산되리라는 예감이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