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이 탄생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SK의 6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SK 와이번스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리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에 이어 KBO리그 사상 두 번째이자, SK와이번스 구단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는 왜 외국인 감독을 선택했을까. 땅에 떨어진 구단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는 그룹 고위층의 의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 류선규 기획팀장은 "힐만 감독은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고려해 선택했다. 후보자 3명을 추려 미국으로 가 인터뷰를 했는데 힐만의 인터뷰가 인상적었다. 모든 질문에 자세하게 대답을 했고, 자기만의 매뉴얼이 다 갖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예를 들어 소통에 대해 질문을 하면 보통 소통을 잘 해야 한다 정도인데, 힐만은 더 디테일하게 코치와는 어떻게 하고, 선수와는 어떻게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어떻게 하고 등 대답들이 디테일하고 성의와 깊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힐만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사령탑 시절, 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선수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 소통의 분위기를 만들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팬 친화적인 태도가 팬들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는 성적과 흥행에서 다시 명문 구단의 위용을 되찾는데 있어 힐만 감독의 스타일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8년전 로이스터 감독을 데려올 때와 비슷한 목적이라고 보면 된다. 2008년 롯데는 로이스터 감도을 영입했는데, 외국인 감독에 대한 그룹 고위층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 첫 시즌에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3위를 차지, 2000년 이후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지휘 아래 롯데는 3년 연속 가을 잔치에 나가 '구도' 부산에 야구 열기를 고조시켰다.
로이스터 영입 당시 롯데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를 활약한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와 선수 지도에 열정적이고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선수들로부터 신뢰가 두터웠다. 국내외 많은 후보군들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쳐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으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로이스터씨를 최종 낙점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SK로서도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했다. 외국인 감독만큼 분위기 전환을 효과적으로 꾀할 수 있는 카드도 사실 없다. 최근 2년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한 SK는 외국인 감독을 통해 성적과 흥행, 두 측면에서 명문 구단으로 재도약할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