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준혁 통신원]젊은 태양이 떴다. 동시에 찬 달은 기울었다. 아스널의 7살 터울 공격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26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레딩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16강전이 열렸다. 전력의 차이는 컸다. 아스널은 2부리그 소속인 레딩을 시종일관 압도했다. 아스널은 2대0으로 승리했다.
주인공은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이었다. 챔벌레인은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심기일전했다. 최근 아스널의 오른쪽 날개는 시어 월콧의 차지였다. 챔벌레인은 위기감을 느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더 출전기회가 왔으면 하는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축구 선수로서 매 경기 출전하고 싶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때문에 이번 레딩과의 경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다.
챔벌레인은 스피드와 개인기를 활용해 레딩의 뒷공간을 계속 공략했다. 전반 33분 환상적인 골을 만들어냈다. 수비수 2명을 제쳤다. 골대 구석을 향하는 골을 넣었다. 챔벌레인은 후반 33분 추가골을 넣었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낸 멀티골이었다. 챔벌레인은 후반 34분 5만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면서 교체아웃됐다. 경기 후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챔벌레인은 골을 넣기 전까지 초조했다. 하지만 오늘 골을 넣었고, 그를 통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훈련장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그걸 이제 보여줬다. 앞으로도 그 경기력을 유지해줬으면 한다"고 칭찬했다.
챔벌레인이 빛나는 동안 7살 연상의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는 침울한 하루를 보냈다. 지루는 후반 21분 교체투입됐다. 약 2달만의 복귀전이었다. 9월 파리생제르맹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발가락을 다쳤다. 2달 동안 재활에 매진했다.
하지만 팬심은 냉담했다. 지루는 전반 초반 몸을 풀러 나갔다. 보통 아스널 팬들은 몸 풀러 나오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곤 한다. 격려의 의미다. 하지만 지루가 나왔음에도 별다른 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교체로 들어갈 때도 큰 응원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비난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경기장 내 없는 사람 같았다.
다만 지루는 열심히 뛰었다. 교체로 들어가자마자 감각적인 힐패스로 찬스를 만들었다. 33분에는 몸싸움을 통해 볼을 가져왔다. 질주 하다 수비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옐로카드를 유도해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패스 미스가 많았다. 전체적인 폼도 좋지 않았다. 공중볼 확보에 노력했지만 둔해보였다. 아직 제 컨디션을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