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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변은 없다" VS 부천FC "이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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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의 전쟁, 화두는 '이변'이다.

FC서울은 '이변은 없다', 부천FC는 '이변은 있다'고 외친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FA컵 4강전이 26일 열린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 단판 승부다. 서울은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부 리그인 챌린지 팀 부천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3년 연속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2014년에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17년 만에 FA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도 피날레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상의 대진이다. 클래식 팀 울산 현대, 수원 삼성을 피했다. 하지만 FA컵의 최대 묘미는 역시 이변이다. 부천은 2013년 챌린지 출범 후 최초로 FA컵 4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절대 1강' 전북 현대를 3대2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FA컵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1부 리그가 아닌 팀이 4강에 오른 것은 단 네 차례 뿐이었다. 2005년 실업팀인 현대미포조선과 한국철도가 준결승에 올랐다. 현대미포조선은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6년과 2008년에는 국민은행이 4강에 진출했다. 부천이 8년 만의 '이변 역사'를 다시 작성했다.

부천의 최대 장점은 '부담 제로'다. 이기면 '대박'이다. 반면, 지더라도 밑질 것이 없다. 4강 진출로 이미 충분한 평가를 받았다. 부천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자격증이 없는 송선호 감독을 수석코치, 정갑석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달 감독 신분으로 FA컵 4강 미디어데이에서 참석한 송 코치는 "전북을 이긴 것은 선수들이 열심해 준 결과지만 운도 많이 따랐다. 서울은 강팀이다. 모든 면에서 서울이 좋고, 낫지만 우리 선수들은 절실함이 있다. 이것 하나만 믿고 있다"며 배수진을 쳤다.

부천은 30일 고양과의 챌린지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다. FA컵도 FA컵이지만 챌린지도 절박하다. 부천은 챌린지에서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에 위치했다. 6위로 떨어지면 승격 희망은 사라진다. 어떻게든 5위를 사수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 하지만 회피는 없다. 부천은 서울전에 정면충돌을 택했다. 정 감독은 "우리는 모든 경기를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 FA컵 역시 베스트 멤버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선수들을 믿고 그들이 최상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믿고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를 믿고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는 이번 경기를 즐겁게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조심스럽다. 하위 리그의 팀인 만큼 승리는 기본이다. 만에 하나 이변에 덜미를 잡힐 경우 '재앙'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FA컵과 인연이 깊다. 'FA컵의 남자'는 훈장이다. 그는 2010년 부산 아이파크 감독 시절부터 진출한 3차례의 FA컵 4강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2010년에는 준우승했지만 2012년과 2013년 포항에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우승컵에 다시 입맞춤하면 FA컵 최다우승 사령탑인 허정무(1997, 2006, 2007) 전 A대표팀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K리그 클래식에서 전북과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서울도 총력전이다. 서울은 K리그와 함께 FA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긴장의 고삐도 바짝 죄고 있다. 황 감독은 지난달 "부천은 클래식에서 어느 팀도 못 꺾은 전북을 이긴 팀이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 리그와 FA컵 단판승부는 차이가 있다. 특화된 전략을 짜야한다"며 "우승컵은 혼신의 힘을 다 쏟아내야 안을 수 있다. 부천은 위험해 질 수 있는 경기다. 한 치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서울의 주포 아드리아노도 새 역사에 도전한다. 두 가지 기록이 걸렸다. 현재 시즌 통산 33골(K리그 16골, FA컵 4골, ACL 13골)을 기록 중안 아드리아노는 한 시즌 최다골에 한 골이 모자란다. 최다골은 2003년 성남에서 뛴 김도훈이 기록한 34골(K리그 28골, FA컵 3골, ACL 3골)이다. FA컵 최다 득점도 노리고 있다. 특유의 몰아치기로 노상래(1997년), 밀톤(2005년), 김동찬(2008년)이 보유한 최다 득점 기록(6골)을 넘겠다는 각오다.

대한축구협회는 올 시즌 FA컵 우승 상금을 50% 인상,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렸다. 서울과 부천의 충돌은 '이변 더비'다. 단 한 팀만 살아남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