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원년 멤버의 하차, 그런데 상실감 보다는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음악인 개리'의 앞날을 응원해 주기로 결정한 SBS '런닝맨'의 이야기다. 25일 SBS측은 개리의 하차 소식을 공식화 했다. "음악 활동에 전념하고 싶고, 좀 더 심도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개리의 입장을 존중해 준 결과였다.
물론 '만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개리가 '런닝맨' 측에 하차 의사를 전달한 것은 올해 초 였고, 당시 제작진은 깊은 대화와 함께 개리를 설득했다는 전언이다. 개리는 물론 유재석·지석진·김종국·하하·송지효·이광수 등 모두는 지난 2010년 7월 첫 방송 이래 교체·하차없이 이어 온 원년멤버이기 때문. 프로그램에 끼칠 악영향보다도 걱정이었지만, 7년간 지속해 온'정'때문에 쉽게 놓아주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또한 개리 역시 자신의 의견을 무작정 관철시키려 하기보다 제작진과 멤버들, 그리고 프로그램을 고려해 절치부심하며 방송을 이끌어 왔다. 결국 개리와 '런닝맨'은 서로에게 충분한 예의를 지키며 다음주 월요일(31일) 마지막 촬영을 통해 아름다운 이별의 시간을 가진다.
당분간 개리의 빈 자리가 느껴지겠지만, '런닝맨' 측은 낙담하기보다 다시 소매를 걷어붙일 셈이다. 다만 개리 하차 후 곧바로 새 멤버를 영입하거나, 포맷을 바꾸는 등의 변화를 두지 않을 작정이다. 이로써 양측은 예능 방송 멤버들의 불명예스러운 하차나, 물의·자숙에 의한 이탈과는 다른 미담 사례를 남기게 됐다.
자타공인 SBS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각광받아 온 '런닝맨'은 2013년 1월부터 한국 갤럽에서 조사를 시작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에서 빠짐없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려놓은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도시형 리얼 액션 버라이어티'를 표방, 알기 쉬운 룰로 몰입도 높은 방송을 만들어왔기에 처음 방송을 본 사람도 쉽게 '마니아'가 될 수 있었다. 이는 '런닝맨'이 언어와 문화권에 구애받지 않는 '한류 예능'이 된 결정적 계기. 중화권과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나 중동권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중국 저장위성에 포맷을 수출해 만들어진 '달려라 형제'마저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원년 멤버 하차'가 '누수'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갈 '런닝맨'의 앞날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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