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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마산의 바람이 홈팀 NC를 배신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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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바람은 홈팀 NC 다이노스가 아닌 원정팀 LG 트윈스의 편이었다. 그러나 NC는 이 악조건도 이겨냈다. 바람보다 더 무서운 홈팬들의 팬심이 있었다.

NC는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2로 밀리던 9회말 3대2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9회 선수들의 무서운 집중력이 빛났다.

사실, NC 입장에서는 벼랑끝까지 몰렸었다. 팽팽하던 경기 7회와 8회 연속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승기를 빼았겼기 때문. 마산구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NC 김경문 감독은 1차전 하루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 변수로 바람을 꼽았다. 가끔 많은 바람이 불어 플라이 타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진짜로 그랬다.

LG의 첫 홈런은 7회초 나왔다. LG 4번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해커의 바깥쪽 투심을 잡아당겼다. 출발은 파울라인 바깥쪽 상공이었다. 그런데 공이 높이 떴다. 아무래도 직선타보다 높이 뜬 타구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마련. 이 때 바람이 좌익수쪽에서 우익수쪽으로 불었다.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나갈 것 같던 공이 파울 폴대를 때리는 것 같이 궤도를 수정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바람을 더 타고 파울 폴대도 건들지 않고 페어 지역 외야석에 떨어졌다. 바깥쪽 공을 잡아당겼기에, 사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져야 정상인 타구. 그 타구가 역방향으로 휘었다. 바람 덕에 얻은 행운의 홈런이었다. LG는 히메네스 말고도 8회 정상호의 홈런 역시 같은 영향을 받았다. 정상호의 타구 역시 페어-파울이 확실치 않았는데 마지막 순간 바람의 영향으로 페어 지역으로 휘어 들어왔다. 정상호가 공을 때리고 한참이나 서서 타구를 주시한 이유다.

프로 스포츠는 홈 어드밴티지라는 용어를 쓴다. 여러 면, 홈에서 경기하는게 유리하기 때문. 그래서 포스트시즌 경기 1차전은 상위 팀 홈구장에서 치른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야속하게도 마산의 바람이 NC를 돕지 않았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9회 벌어졌다. LG 마무리 임정우가 흔들렸고, NC는 선수들의 초인적인 집중력과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NC 선수단이 힘을 얻는데는 마산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이 뒷받침 됐다. NC 선수단은 이날 바람을 이겨낸 진정한 홈 어드밴티지를 느낄 수 있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