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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W리뷰] 쿠만 유혜진, 타락 천사의 로맨티시즘 '퇴화한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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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유혜진의 쿠만 유혜진(KUMANN YOO HYE JIN) 2017 S/S 컬렉션이 공개됐다.

쿠만 유혜진은 '퇴화한 날개(Degraded wings)'라는 주제로 이번 시즌의 트렌드 중 하나인 낭만성(Romantic trend)에 대해 일종의 해체(Deconstruction)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지상으로 추락한 천상의 소녀들이 모여 발산하는 로맨티시즘은 관중들을 홀리기 충분했다.

퇴화한 날개라는 추상적인 콘셉트는 디자이너 유혜진 특유의 예술적인 조형성과 입체적인 디테일과 함께 낭만적 모티브로 재구성됐다. 꺾인 날개를 상징하는 듯한 요소들을 모델들의 착장 룩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퇴화한 날개란 어떤 모습일까. 유혜진은 오프숄더의 과장된 슬리브나 드레스에 로맨틱한 디테일을 덧달아 표현한다.

유혜진은 17SS 컬렉션에 대해 발달된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믿음 이면에 늘 존재하는 무지·폭력·차별·혐오·왜곡·무질서 등 비문명적 면면들의 역행적 현실에서 바라봐야 하는 낭만성이라는 괴리에서 출발했다고 전한다.

투박한 서스펜더는 레이스 소재나 우아한 페플럼 실루엣과 믹스되어 아름답게 표현되고, 클래식한 트렌치 코트 역시 테일러링과 커팅 등을 통해 예술적으로 업데이트 했다. 이런 진부함과 상투성의 해체, 기능적이지 않은, 혹은 기능을 잃고 퇴보한 디테일 등에서 낭만주의의 아우라는 이미 거추장스럽거나 불필요한 클리셰(cliche)로 전락한 것이 아닐까라는 디자이너의 의문을 느낄 수 있었다.

모던한 블랙 앤 화이트의 포멀한 착장 속에서도 트렌디한 실루엣들과 장식적인 디테일들의 리크리에이션을 접목시켜 신선함을 선사했다. 형광 오렌지 및 형광 라임 등의 포인트 라인으로 새로운 네오-로맨티시즘을 제시한다.

사선 스트라이프의 서로 얽히고 설킨 패턴 조각, 정교하게 재단된 드레싱은 구조적인 디자인과 모드를 미학적으로 보여주며 완성도 높은 런웨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천상의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리조트 룩은 면, 마, 린넨, 데님 등 빈티지한 느낌의 내추럴 소재로 깨끗함이 깃든 아름다움을 표상한다. 롱 슬리브나 여유있는 실루엣 등의 트렌디한 요소들, 비대칭적인 커팅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쿠만 유혜진은 지난 9월 독일과 베를린에서 열린 프리미엄 베를린(PREMIUM BERLIN), 프랑스 파리의 트라노이(TRANOI PARIS for women's) 여성복 트레이드 쇼에 참가하며 유럽 각국 및 세계각지의 바이어와 프레스 그리고 글로벌 패션 피플들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dondante1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