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빨리 호흡을 맞춰나가야 한다."
변화는 새로움을 길들이는 과정이다. 시간이 걸린다. 진통이 따른다. 불안감도 있다.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가 낯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머물렀다. 동시에 2005년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10년만에 찾아온 낯 선 봄. 삼성화재는 명가재건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자유계약(FA)과 군 입대로 생긴 센터 공백을 채우기 위해 OK저축은행과의 트레이드로 김규민(26)을 영입했다. 여기에 FA 보상선수로 KB손해보험에서 국가대표 리베로 부용찬(27)을 품에 안았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 타이스(25)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이 밖에 센터 하경민(34)과 레프트 김나운(29)도 팀에 합류했다.
'올 뉴 삼성화재'의 변신. 이 상태로 지난 16일 홈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개막전에 나섰다. 선발 명단에는 '이적생' 김규민과 부용찬을 비롯, 외국인 선수 타이스 등 새 얼굴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한 차례 포지션을 변경했던 최귀엽이 이번에는 센터로 또 한 번 포지션을 바꿔 경기에 나섰다. 그야말로 '생소한' 선발 명단이었다.
새롭게 단장한 삼성화재는 변화에 적응중이다. 아직까지는 어색한 모습이 보인다. 삼성화재는 수비 과정에서 엉키는가 하면 2단 연결에서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등 다소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유가 있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는 지난달 네덜란드 대표팀에 뽑혀 한동안 자리를 비웠다. 김규민은 부상에서 복귀한지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다. 새 팀에 완벽하게 적응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김규민은 아직 부상 트라우마에서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삼성화재는 개막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1대3(21-25, 20-25, 25-20, 21-25)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임도헌 감독(44)은 "2단 연결 등 우리가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가 많았다"며 "아직 적응 중이다. 우리가 빨리 호흡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한 경기 치렀다. 어린 선수들도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본다. 우리의 것만 잘 하면 될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21일 홈에서 현대캐피탈과 리그 2차전을 치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