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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영양제',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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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장노년층들의 머리맡에는 갖가지 영양제 병들이 '잔뜩' 자리잡고 있다. 식사를 골고루 잘하는 건강한 젊은층은 특별히 영양제를 챙겨먹을 필요는 없지만,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50대 이후에는 식사량이 줄고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져 영양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시중에 쏟아져나와 있는 '실버영양제',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먹어야할까?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 '맞춤형 실버영양제' 핵심 성분은…

-비타민 & 미네랄 : 기본적으로 가장 많이 챙겨먹는 영양제는 미네랄이 포함된 종합비타민이다. 최근에는 종합비타민도 연령대별·성별별로 세분화되고, 특히 갱년기 이후 장노년층을 겨냥한 제품들은 비타민D나 칼슘 등 특정 성분을 강화한 것이 많다. 오범조 서울시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별은 물론이고 개인별로 갱년기 시작 시기나 증상이 다르다"면서 "이에 따른 영양제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갱년기 이후에 추가로 보충해야할 성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장노년층은 남녀 모두 항산화 기능, 혈액순환, 호르몬 기능 저하 예방이 필요하다. 따라서 공통적으로 항산화 성분의 비타민 C·E가 기본이고, 남성은 심혈관계 보호효과가 있는 코엔자임 Q10, 여성은 골다공증 예방효과가 있는 비타민D와 칼슘 복합제를 먹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본인의 건강상태나 생활습관에 따라 보충해야할 영양 성분은 달라진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신경계통에 문제가 있다면 신경보호작용을 하는 비타민B12, 평소 음주를 즐긴다면 알코올의 독성을 풀어주는 비타민B1을 포함한 비타민B군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중 최근 가장 강조되는 것은 뼈 건강 및 면역력과 관련된 비타민D다. 제약사에서도 비타민D 함량을 높인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고, 암이나 관절염·심장병 예방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윤진희 고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타민D는 음식에서 전량을 섭취하거나 햇볕을 쪼여서 충분한 양을 채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특히 피부가 하얀 사람이 비타민 D수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비타민D의 일반적인 하루 권장량은 400IU지만, 골다공증이 있거나 피검사 결과 수치가 유난히 낮다면 800IU정도는 보충해줘야 한다. 시중의 비타민D 제품의 용량을 확인해 본인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오메가3 : 오메가3는 종합비타민과 함께 가장 많이 찾는 영양제 성분이다. 혈압과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낮추고 동맥경화와 치매 예방, 심장기능 개선 등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여전히 혈행 개선을 위한 보조제, 고지혈증 등의 치료제로 쓰인다. 또한 동물성 오메가3는 DHA-EPA등 뇌세포에서 이용하는 성분이 포함돼 뇌종양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중금속 논란 때문에, 몸집이 작은 어류로 만든 제품이나 식물성 오메가3가 더 주목받고 있다.

-글루코사민 : 갱년기 이후 관절에 이상이 생기기 쉬워 많이 찾는 영양제 중 하나가 글루코사민이다. 글루코사민은 관절의 연골 세포 생성을 촉진하고, 관절 윤활액 생성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글루코사민의 '관절 치료 효과'에 대한 의학계의 시각은 다소 회의적이다. 전문의들은 "10년전만 해도 글루코사민을 권장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통증 완화 등에 대한 이렇다할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아 그다지 권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글루코사민은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복부팽만감 등이 생길 수 있다. 현재까지 안전성이 확인된 글루코사민의 최대 섭취량은 하루 2g 정도다.

▶ 효과적인 영양제 섭취 방법 & 주의점

-시간대별 : 그렇다면 영양제 섭취는 언제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공복엔 엽산·비타민 B12·철분·프로바이오틱스, 식후엔 지용성 비타민(A,D,E,K)·오메가3·칼슘, 잠자기 전에는 마그네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여러가지 성분이 섞인 종합비타민은 아침식사 후에 먹는 것이 무난하다. 또한 체내의 부족한 성분 수치가 일정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제형별 : 다양하게 나와있는 비타민 제형은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결론은 '본인이 먹기 편한 제형'이면 어느 것이든 무난하다. 정제형은 섭취량이 정확하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분말형은 알약이나 캡슐 형태로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부형제가 첨가되지 않고 잘 녹아 흡수가 빠르지만 신맛이 강하다. 츄어블정은 물 없이 씹어먹을 수 있다. 발포형은 물에 타서 복용할 수 있어 노년층이 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범조 교수는 "어떤 제형으로 섭취해도 비타민C의 분자구조는 동일해 흡수율이나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제형별로 흡수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용성인 비타민D도 액상이 정제형보다 흡수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됐지만, 임상시험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분 충돌 : 지병이 있어 지속적으로 먹는 약이 있거나, 여러가지 영양제를 함께 먹을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각각의 성분이 충돌해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다. 우선, 비타민A는 루테인과 함께 먹으면 안된다. 특히 매일 음주를 하는 사람이 많이 먹으면 간 독성이 증가해 좋지 않다. 또한 골다공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비타민C 복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타민C는 속쓰림이나 식도염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비슷한 부작용을 가진 골다공증약 복용은 좋지 않다는 것. 이같은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비타민C에 나트륨 등 미네랄을 첨가한 중성비타민C도 시판되고 있다. 비타민 B3(나이아신)를 포함한 종합비타민제는 고지혈증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근육병증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 칼슘은 노년층에서 특히 흡수율을 떨어지기 때문에, 철분제와의 동시복용을 피하고 마그네슘이나 비타민D와 함께 복용해 흡수율이 높이는 것이 좋다. 오메가3는 지방이기 때문에 산화되기 쉬워, 종합비타민이나 비타민 C·E 등 항산화 성분 영양제와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다복용: 영양제 중복 섭취시 문제가 되는 것중의 하나가 '과다 복용'이다. 비타민 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바로 배설되는 수용성 비타민인 B·C와 달리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몸속 칼슘 흡수를 촉진시켜 신장결석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 필요량의 5배인 4000IU 이상 섭취하면 고칼슘혈증 등으로 인한 심장마비 위험도 있다고 본다. 또다른 지용성 비타민A는 하루 250IU 이상 지속적으로 과다복용하면 고관절 골절 위험이 증가하고, 비타민E 또한 매일 800IU 넘게 오래 먹으면 피부 발진이 생기거나 지혈이 안될 수도 있다. 따라서 여러가지 영양제를 섭취할 때는 성분별 합산량을 고려해야하고, 전문가의 처방·복약지도에 따라야 한다.

▶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뭐가 다를까

한편 이러한 영양제들은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다양하게 시판된다. 이러한 분류는 공정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허가 편의를 위해서 선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비타민류는 일반의약품인 경우가 많지만, 수입 비타민의 경우 함량이 일반의약품보다 높으면서도 건강기능식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 최미영 대한약사회 홍보위원장은 "코엔자임 Q10의 경우 일반의약품은 허용치가 10㎖인 반면, 건강기능식품으로는 100㎖인 제품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직구를 통해 들여오는 것 중 DHEA 등 우리나라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성분들도 있다"며 전문가 가이드 없는 무분별한 영양제 복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