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영화 감독으로 시작해 19금(禁)이라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최근 몇년 사이에는 예능에 이어 여러 시사 교양 프로그램과 라디오 DJ까지 활발하게 종횡무진 중인 봉만대. 그의 다양한 활동은 무엇보다 감독 봉만대의 시선을 살찌우고 있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한강블루스'에서는 주연배우로 정극 연기에 까지 도전한 봉만대에게 감독으로서의 차기작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다른 활동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답을 하던 봉만대 감독은 이 질문만큼은 조심스러워했다. "영화는 여타의 장르와 달리 긴 시간과 공은 물론 여러 관계들이 개입하게 되는 장르인만큼, 차기작을 말하는 것에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죠. 보통 한 영화가 나올 때 3년여의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니까요." 아무래도 인터뷰를 하는 그 순간에도 그의 머릿속에는 차기작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오가고 있을테지만, 입 밖에 구태여 꺼내려 하지 않는 듯 보였다.
여하튼 당분간은 감독 봉만대 보다는 방송인 봉만대, 라디오 DJ 봉만대의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그렇지만 봉 감독은 이 모든 활동이 결국은 감독으로서의 자신에게 자양분이 되고 있다는 확신을 이야기 했다.
"방송일이라는 것이 보는것은 한시간 남짓이지만 준비해야하는 시간은 그 두 배 이상이죠. 특히 예능의 경우에는 스스로 흐름을 전환하고 주도하기 위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어요. 분명 감독 봉만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공부죠."
특히 그가 애착을 갖고 있는 프로그램은 SBS 라디오 '김흥국 봉만대의 털어야 산다'이다. 라디오 DJ 제안을 받고는 흔쾌히 OK를 했고 이후 가수 김흥국과 더블DJ라는 소식을 접하고는 그 자리에서 껄껄 웃었다는 그는 "김흥국 씨는 정말 무중력 상태의 사람인 것 같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의 수준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의 사람 같다"라며 3~4개월여의 적응기를 거쳐 이제는 익숙한 호흡 속에 김흥국의 말이 들리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흥국과 함께 진행을 하려면 확실히 남보다 순발력이 뛰어나야 할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봉 감독은 "신이 내게 주신 것이 있다면 위기모면 능력과 순발력일 것"이라며 웃었다. "라디오DJ는 아주 오래 전 과거부터 제 꿈이었던 일인만큼, 앞으로도 쭉 계속 하고 싶어요. 사람들은 매일 방송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도 하는데, 저한테는 매일 일어나는 것과 매일 밥 먹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말하는 것과 같죠. 녹음도 거의 하지 않고 생방송 진행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라디오 DJ처럼 데일리는 아니지만 그가 또 애착을 표하는 활동은 다름 아닌 청룡영화상의 핸드프린팅 행사 진행이다. 올해 11월 2일에도 36회 청룡영화상 수상자들과 함께 하는 핸드프린팅 행사 진행을 맡게되며 11월 25일 제37회 청룡영화상 2부 리셉션의 진행자로 낙점된 그는 "2013년부터 청룡영화상의 핸드프린팅 진행을 맡고 있는데, 청룡영화상에 김혜수 씨가 있다면 핸드프린팅에는 봉만대가 있다는 마음으로 매년 하고 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청룡은 감독 봉만대에게 확실한 자극이 되죠. 영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상이기도 하고 매년 그 자리에서 상을 받는 사람들을 보게 되니 아무래도 자극의 강도는 세게 다가옵니다. 청룡 스케줄이 나오면 '아, 또 1년이 흘렀는데 난 뭘 했나','나 역시 언젠가 청룡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청룡 핸드프린팅에 내 족적도 남겨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곤 하죠. 그런 면에서 청룡은 제게 거울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슬쩍 "참, '한강블루스'로 올해 제가 청룡영화상 신인 후보에 오를 일은 혹시 없나요?"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방송인으로 진행자로 또 이제는 배우로까지 자신의 활동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 봉만대이기에 그의 연출 차기작에 대해서도 여러 재미난 예측을 해보게 된다. 분명한 것은 그의 영화적 열정과 특유의 재치가 외도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뜨겁다는 점이다.봉 감독의 새 영화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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