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를 거론하며 말씀하신 건 아쉽다."
슈틸리케호는 1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이로써 최근 이란전 4연패를 했다. 한국은 승점 7점에 그쳐 이란(승점 10)과 격차가 벌어졌다. 선수단 숙소인 에스테그랄 호텔에서 만난 손흥민(24·토트넘)은 "이란이 승리할 자격이 있다. 아쉽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초반에 경기운영을 못해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이란전은 항상 쉽지 않기 때문에 자신감이 중요했다. 하지만 의기소침한 플레이를 해 아쉽다"고 했다.
경기 종료 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의 크리스티안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자신의 선수와 다른 팀 선수를 비교하는 발언이다. 손흥민은 "여기에 대해 말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선수 거론하며 말씀하신 건 아쉽다. 모든 선수들이 잘해보려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얼마나 이기고 싶었겠나. 그래서 감독님 말씀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란을 맞아 무기력한 플레이를 했다. 이란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내지 못했다. 손흥민은 "원래 측면을 공략하려 했다. 하지만 너무 중앙으로 집중됐다. 감독님께서 중간에 '공격수들이 공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수비 뒤로 돌아들어가야 한다'고 지시도 주셨다"며 "좀 더 측면을 공략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패배로 이란 원정 첫 승은 허사가 됐다. 역대 이란 원정 성적도 2무5패가 됐다. 유독 어려운 이란 원정. 손흥민은 "장거리 비행도 부담이다. 해외리그 선수의 경우 한국에 입국한 뒤 또 이동하고 경유도 한다"며 "핑계일 수 있지만 이란 원정은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이란을 이겨보려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축구는 상대성이 있다. 우리도 강팀에 잘할 때도 있고, 약팀에 고전할 때도 있다"면서 "이란이 홈 이점을 잘 살렸던 게 포인트"라고 짚었다.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향하는 패스가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축구는 단체경기다. 잘 될 때는 다 좋다. 하지만 밀리는 경기를 하면 모든 게 어렵다"고 답했다.
테헤란(이란)=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