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가 벼랑끝에서 회생했다. 워싱턴과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전적은 2승2패가 됐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6대5로 신승했다. 14일 워싱턴에서 운명의 5차전이 열린다.
다저스로선 물러설 곳이 없는 막판승부였다. 에이스 커쇼를 사흘 휴식 후 등판시켰다. 꺼낼 수 있는 최고카드였다. 하지만 가을만 되면 고개를 떨구는 커쇼는 지난 8일 1차전에서도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는 됐지만 페넌트레이스처럼 강력한 모습은 아니었다. 이날도 11개의 탈삼진을 잡아냈지만 6⅔이닝 5실점하며 승리투수는 되진 못했다. 구원진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커쇼는 5-2로 앞선 7회초 만루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페드로 바에즈, 루이스 아빌란은 승계주자를 묶어두지 못했다. 커쇼의 실점은 늘어만 갔다. 결국 5-5 동점.
하지만 커쇼는 커쇼였다. 110개의 투구. 젖먹던 힘까지 짜내는 모습이었다. 그 투혼을 보고 경기후 더스티 베이커 워싱턴 감독 조차 "커쇼는 대단했다. 그의 모든 체력이 방전됐다는 우리도 알고, 그들도 알았다. 모든 이가 알았다. 하지만 대단했다. 내가 본 커쇼의 최고피칭 중 하나였다. 사흘을 쉰 뒤 나온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극찬했다. 커쇼는 "우리 불펜진이 끝까지 경기에 집중했다"며 팀 리더다운 소감을 밝혔다. 커쇼는 3회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키를 넘기는 2루타도 터뜨렸다. 2사후 3번 터너의 좌중간 안타때 득점까지 올렸다.
꺼져가던 불씨는 8회말 살아났다. 2사후 8번 톨레스의 사구에 이어 9번 대타 이디어가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2사 12,2루에서 1번 어틀리가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6-5로 앞서나갔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다저스 마무리 젠슨은 전날 부진을 씻어내고 삼자범퇴로 귀중한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어틀리는 앞선 4타석에서 사구 하나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천금같은 결승타로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워싱턴 선발 로스는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2⅔이닝 동안 3안타 4개의 4사구, 4실점으로 눈물을 훔쳤다.
5차전 선발은 워싱턴은 맥스 슈어저(20승7패)를 내세우고 다저스는 리치 힐이나 루키 훌리오 유리아스 중 한명을 선택한다.
한편,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시카고 컵스는 샌프란시스코를 누르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 선착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짝수해 기적'은 사라졌다. 시리즈전적 3대1.
시카고 컵스는 이날 디비전시리즈 원정 4차전에서 9회 극적인 뒤집기로 6대5로 승리했다. 9회초에만 대거 4득점 했다. 컵스는 2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오는 14일 열리는 LA다저스-워싱턴 내셔널스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 승자와 리그 챔피언십에서 격돌한다.
컵스는 디비전시리즈 1,2차전을 이겼다. 하지만 전날 3차전에서 연장 13회 승부끝에 역전패했다. 또 이날 4차전에서 9회까지 석점차로 뒤졌다. 1908년을 끝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컵스는 월드시리즈 진출도 1945년이 마지막이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짝수해마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가을야구에 관한 한 자타공인 강팀이다.
컵스는 2-5로 끌려가며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벤 조브리스트의 1타점 2루타와 윌슨 콘트레라스의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무사 1루에서 제이슨 헤이워드의 기습번트가 1루 악송구로 이어져 1사 2루가 됐다. 이어 하비에르 바에스의 결승타로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컵스 마무리 채프먼은 최고 시속 103마일(166㎞)의 강속구를 앞세워 경기를 끝내고 환호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