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감독의 거취가 가을야구 못지 않은 관심이다. 김성근 감독은 3년 계약을 했고, 아직 1년이 남았지만 팀 안팎에서 논란이 거세다. 2년전 이맘때 야심차게 김성근 감독을 모셔(?)왔을 때보다 오히려 더 격한 반응이다. 2017년 김성근 감독은 계속해서 한화 사령탑을 지킬 수 있을까. 한화 그룹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표명이 없다. 한화 야구단은 늘 하던대로 시즌 결산보고서를 준비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10일밤 "아직은 감독 거취에 대해 언급할 부분이 없다. 사실 언급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님 거취에 여러 변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구단은 조만간 시즌 결산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제 막 시즌이 끝났다. 아직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자료도 정리해야한다. 보고서에는 성적 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마케팅 등 모든 요소가 총망라된다. 해마다 작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서를 토대로 그룹차원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판단하게 될 것이다. 아직은 보고서 작성도 하지 않았고, 제출 이전이다. 이번주부터 각 분야 성과와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결과물을 취합해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다. 아직은 그룹에서도 이렇다할 문의나 요구사항이 없는 상황이다. 예년에 비춰봐도 보고서를 접한 뒤에야 시즌 성과에 대한 그룹반응이 나올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 야구단은 지난 2년의 공과를 제대로 논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6위, 올해 7위로 김성근 감독님이 오신 후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투자와 기대를 감안하면 솔직히 성공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하지만 관중증가와 포기하지 않는 투혼 등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다. 혹사논란과 부상선수 속출 등 구단 안팎에 이슈가 됐던 부분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부분들을 모두 감독님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할 것이고 그룹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구단은 사령탑 거취문제가 일단락되면 적절한 입장표명도 고려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상황변화가 없다면 원칙적으로는 구단차원에서 뭔가를 발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감독님 거취 자체가 워낙 이슈가 된터라 그냥 넘어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구단의 내년 시즌 청사진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해 자연스럽게 김 감독의 거취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안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교육리그, 마무리훈련 등 내년 시즌 준비와도 관련이 있어 마냥 늦출 수도 없다.
한화 구단 사람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는 구단 고위관계자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구단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 그룹은 이미 시즌 중반부터 야구계 안팎의 의견들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과는 별개다. 한 야구인은 "한화 그룹은 야구단 운영의지도 강하고, 야구팬들의 의견도 폭넓게 수집하고 있다. 최근 한화 그룹 관계자를 만난 자리서 확인한 부분이 있다. 지난 2년간 한화 이글스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 뿐만 아니라 혹사 등 부정적인 측면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김성근 감독에게 3년째를 맡기는 것과 새로운 인물을 영입했을 때의 장단점도 이미 파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만 남겨 둔 것으로 풀이된다.
감독 유임으로 최종 결정되면 곧바로 시즌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반대로 사령탑 교체로 가닥을 잡으면 후보군 물색과 접촉 절차를 밟게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