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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은 없다. 오지환, 모두의 믿음에 보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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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은 모두의 믿음에 보답할까.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실책 1개가 승부를 갈랐다. 4회 나온 오지환의 치명적 실책. 이 실책으로 KIA가 2점을 선취하며 팽팽하던 흐름이 깨졌다. 큰 경기에서는 이런 실수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꾼다는 것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 그 이론이 제대로 성립된 경기였다.

사실 오지환은 실점이 나오지 않아 그렇지, 1회초 수비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실책을 저지르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사실 4회 두 번째 실책은 어려웠다. 2루 주자가 타구를 가려 상황 판단이 어려운 가운데, 공이 오지환 앞에서 확 튀어올라 처리하기 쉽지 않은 타구였다. 그래도 한 팀의 주전 유격수라면, 그 정도 타구는 처리해줘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아니, 팀을 떠나 오지환이라는 선수가 리그를 이끄는 스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막아냈어야 할 타구였다.

팀 운명을 가를 경기에서 치명적 실책을 저지르면 이를 떨쳐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11일 곧바로 이어지는 2차전 오지환이 엄청난 부담감 속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냉정하게 다른 선수를 투입할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이에 대해 "2차전도 오지환이 나간다"고 잘라 말했다. 감독이 팀 주전 유격수에 대한 믿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팀 내 동료들 사이에서도 오지환에 대한 믿음은 크다. 팀의 정신적 지주 박용택은 이번 시리즈 전 젊은 선수들의 경쟁에 대해 얘기하며 "우리 팀 유격수는 누가 뭐라 해도 오지환 아닌가. 지환이 같은 선수를 두고 다른 선수와 경쟁시키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이는 지환이에게도, 그 경쟁 선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지환 같은 확고한 주전 선수는 꾸준히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오지환의 수비 불안은 데뷔 때부터 많이 지적됐다. 큰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 하지만 비를 맞고 다져지고, 또 다져진 오지환이다. 현재 유격수 수비 능력을 놓고 봤을 때 각 팀 수비 코치들은 오지환을 리그 정상으로 평가한다. 과연 오지환이 2차전 반전의 주역으로 거듭날까, 아니면 또 한 번 자신을 믿는 모두에게 아픔을 주는 플레이를 할까. 2차전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