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비협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란축구협회는 당초 10일(이하 한국시각) 이란대표팀의 훈련을 일부 공캐하기로 대한축구협회와 합의했다. 장소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이 열릴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국내 취재진과 함께 이란의 훈련을 확인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란에 대해 노출된 것이 없어 정보 갈증에 시달렸던 A대표팀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하루 앞둔 9일 돌연 취소됐다. 이란협회측에서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했다. 훈련구장을 변경하게 됐다는 것이 사유였다. 대한축구협회가 바뀐 구장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니 알려줄 수 없다'였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례에 앞서 이란은 한국에 기준 미달의 연습구장 3곳을 제안했다. 이 중 두 곳은 상태가 심하다. 하지만 훈련은 해야 했다. 어차피 8일 첫 훈련은 회복에 주안점을 뒀기에 대표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아라랏스타디움은 선택했다. 역시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잔디는 군데군데 파여있었고 온동장 바닥도 고르지 않아 제대로 훈련을 진행할 수 없었다. 슈틸리케호의 미드필더 이재성도 "연습장 상태가 좋지 않아 땅볼 패스를 통한 연계를 할 수 없었다"고 했을 정도.
이란의 텃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이란 양 협회는 10일 오후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날 오전 중 당초 계획돼있던 이란 훈련을 확인한 뒤 공식기자회견을 할 계획이었다. 공식기자회견 장소는 올림픽아카데미 호텔로 아자디스타디움과 인접한 곳이다. 거리와 시간상 효율을 고려해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측에 공식 기자회견 일정 조율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란협회가 거절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런 처사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문제 없이 훈련공개도 하고 일정조율에도 협조할 의사를 보였다"며 "하지만 오후로 접어들고 우리도 본격적인 훈련을 하려는 시점에 일방적으로 취소를 했다"며 답답해 했다.
테헤란(이란)=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