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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40대시즌 성공리 마친 이승엽 "아쉽고, 속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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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40·삼성)이 첫 40대 시즌을 마쳤다. 시즌을 시작하며 "회사원들에게도 40대는 적잖은 나이지만 야구선수 40세는 환갑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사회 40대 분들께 작은 응원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렇게 시작됐던 이승엽의 2016시즌도 막을 내렸다. 굵직한 이정표들을 줄줄이 세웠다. 타율 3할3리-27홈런(공동 8위)-118타점(6위)-득점권 타율 3할3푼(22위). 전성기 못지 않은 성적에 리그 최초 1400타점, 최고령-최소시즌 2000안타, 그리고 한일통산 600홈런까지.

개인적으로는 영광의 한해였지만 삼성은 결국 창단 최악인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참혹한 팀성적 앞에 이승엽은 고개를 떨궜다.

이승엽은 "아쉽다. 너무 아쉽다. 진짜 속상하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이승엽은 "개인적으로는 후회없는 한 시즌을 보냈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팀성적이 너무 아쉽다. 외국인선수들이 너무 부진했고, 이상하리만치 부상선수들이 줄줄이 나왔다. 베스트 전력으로 경기를 치러본 기억이 별로없다. 동료들이 똘똘 뭉쳐 더 힘을 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팬들께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만난 이승엽은 핑크색 연습 방망이를 연신 만지며 올시즌 소회를 털어놨다. 이승엽은 "내년은 더 나아지리라 본다. 올시즌 아픈 기억들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것이다. 팬들께는 면목없지만 다시한번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삼성관계자는 "지난 5년간 변하지 않은 라이온즈의 홈경기 모습이 있다. 거의 매일 이승엽은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와 연습을 서두른다. 훈련보조들이 구장 정비를 시작하면 이내 모습을 드러낸다. 2012년 일본에서 복귀한 뒤로 매년 그랬다. 일본에 가기전인 1990년대에도 이승엽이 '출근 1위'였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그건 내가 야구단에 입사하기 전 일"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프로 22년을 그렇게 보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에는 강력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웠고, 지금은 유연성과 지구력 등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해마다 조금씩 손봤던 스윙스타일은 끊임없는 노력의 증거였다.

이승엽은 올시즌 KBO리그 최초의 40대 정규타석 3할타자가 됐다. 또 시즌 25홈런 이상을 때린 유일한 40대 타자, 시즌 100타점을 넘긴 유일한 40대 타자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은퇴시기를 내년으로 못박았다. 매번 "이렇게 좋은 야구장(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아쉬운 표정이다.

2017년 이승엽은 어떤 모습일까. 이승엽은 "이제부터 또 착실히 준비할 일만 남았다"고 했다. 이승엽은 올시즌 국내 프로야구 14시즌을 통틀어 가장 많은 경기(142경기)를 치렀다. 들어선 타석도 가장 많았다.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했지만 겨우내 흘린 땀으로 버텼다. 마지막 현역 시즌이 될지도 모를 이승엽의 2017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