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만남. '철옹성' 허프가 무너질까, 아니면 또 KIA 타선의 실패일까.
10일 잠실에서 열릴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이 경기의 '키 포인트'는 허프와 KIA 타선이다. LG는 일찌감치 1차전 선발 투수로 허프를 예고했다. 충분히 납득될 수 있는 결정이다. 허프는 지난 9월 KIA와 두번 만나 2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도 훌륭했다. 7⅓이닝 2실점, 7이닝 무실점. KIA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아 승리를 챙겼고, 허프가 거둔 2승은 LG가 5위 아닌 4위로 시즌을 마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허프는 올 시즌 LG가 잡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리그 적응을 마친 후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8월말부터는 패전이 없다. 6번의 선발 등판 중 4번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LG의 가장 든든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허프와 두번 맞대결을 펼친 상대는 KIA 양현종이었다. '에이스'를 내고도 상대 투수를 공략하지 못해 패했던 KIA로써는 무척 까다로운 상대다. KIA 이범호는 "올 시즌 리그에 입성한 명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것 같다. 제구도 좋고 변화구도 좋다. 공략하기 쉽지 않다. 비디오를 봐도 쉽게 약점이 안보인다. 그렇다고 갑자기 무너지며 볼넷을 내주는 유형도 아니다"고 말했다.
LG는 헥터와 양현종 모두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헥터의 등판을 오히려 더 반기는 분위기다. 후반기 등판에서 패전을 안겼어도 양현종이 더 까다로운 상대라는 평가다.
결국 1차전 최대 관전 포인트는 KIA 타선이 허프를 공략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LG 류제국은 "KIA 중심 타선만 잘 막으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 팀 타선의 무게를 따져보면 LG쪽으로 기운다. 최근 양석환, 서상우 등 컨디션 좋은 젊은 타자들이 상·하위 타선에서 활력을 불어 넣었고, KIA는 팀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자연히 김주찬 나지완 이범호로 이어질 중심 타선의 역할이 막중하다.
KIA 중심 타선 중 '키 플레이어'는 외국인 타자 필이다. 6월 슬럼프를 극복하고 살아나는듯 싶었지만, 후반기에는 중요할 때 쳐주지 못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전반기 13개의 홈런을 친 필은 후반기 7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 허프를 상대로는 6타수 2안타 1타점. 필이 포스트시즌에서 '크레이지 모드'를 펼친다면 하위 타선과의 완벽한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