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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 임은수의 연이은 쾌거 '한국 피겨 황금세대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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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에 새로운 희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10월 둘째 주말, 2번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남자 김연아' 차준환(15·휘문중)이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2개 대회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기대주' 임은수(13·한강중)는 김연아(은퇴) 이후 한국 여자 싱글 국제대회 쇼트 최고점을 기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여자부에서 재목들이 쏟아지며 한국 피겨의 '황금 시대'를 기대케 하고 있다.

선봉의 주인공은 차준환이다. 차준환은 8일(한국시각) 독일 드레스덴에서 치러진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0.86점에 예술점수(PCS) 72.86점을 따내 143.72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6.82점을 받은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220.54점을 획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를 차지한 컨래드 오르젤(캐나다·196.30점)과의 격차는 무려 24.24점이었다.

9월 일본에서 열렸던 3차 대회에서 역대 ISU 주니어 최고점(239.47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차준환은 이번 대회까지 거머쥐며 김연아(2005~2006시즌)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2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가 됐다. 차준환은 3차와 7차 대회에서 총 460.01점(랭킹포인트 15점)을 확보하며 러시아의 알렉산데르 사마린(랭킹포인트 15점·2개 대회 총점 462.62점)에 이어 전체 2위로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권의 주인공이 됐다. 남자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권을 확보한 것도 2014-2015시즌에 출전했던 이준형(단국대) 이후 차준환이 역대 두 번째다.

차준환과 함께 주니어 그랑프리 7차대회에 나선 임은수도 의미있는 발걸음을 했다. 임은수는 9일(한국시각) 막을 내린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57.20점과 예술점수(PCS) 53.18점에 감점 1을 합쳐 109.38점을 얻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63.83점을 차지한 임은수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173.21점으로 아나스타시아 구바노바(러시아·194.57점)와 시라이와 유나(일본·176.66점)에 이어 최종 3위를 차지해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프리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쇼트에서는 발군의 기량을 보였다. 임은수가 이번 대회에서 얻은 63.83점은 김연아 은퇴 후 최고점이다. 이전까지 김연아를 제외한 국제대회 여자 피겨 최고 점수는 작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박소연의 62.49점이었다. 참고로 김연아의 쇼트 최고 점수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78.50점이다.

임은수는 아쉽게 11위에 그치며 6위까지 기회가 주어지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 확보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임은수는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데뷔 시즌에 동메달을 차지하며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두 선수의 미래가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무서운 성장 속도 때문이다. 차준환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의 완성도를 최고치까지 끌어올린 가운데 '필살기'로 쿼드러플 살코(4회전)를 장착하며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쌓았다. 국제무대 경험까지 더해지며 연기력까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차준환을 지도하는 오서 코치는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속도만 보면 차준환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고 했다. 쇼트 최고점이 55.88점이었던 임은수는 나날이 점프와 연기력이 좋아지며 단숨에 60점 고지를 돌파했다. 데뷔시즌부터 메달 획득에 성공한 임은수는 자신감까지 장착했다.

이들 외에도 유 영(12·문원초) 김예림(13·군포양정초) 등도 눈에 띄는 재목이다. 유 영은 김연아가 "내 초등학교 때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국제무대에서 조금씩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김예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마친 후 "내 자신에게 70점을 주고 싶다.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임은수도 "쇼트에 비해 프리를 못했다. 오늘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둘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다. 밝게 빛날 미래를 기약했다. 과연 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한국 피겨의 미래를 이끌 가능성을 지닌 '황금세대'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