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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슈퍼블루마라톤이 바꾼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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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1급 장애를 가진 이도일씨(24)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년 슈퍼블루마라톤에 친구 이수형(23) 김남영씨(19)와 함께 참가했다. 처음 출전한 탓인지 속도는 생각만큼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친구들과 함께 뛰며 완주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속도는 뒤쳐졌다. 그러나 그게 남보다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같이 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김광성씨(33)도 회사 동료들과 함께 달렸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뛰니 재미 있었다"며 "야유회를 온 것처럼 즐겁게 즐기다 간다"고 미소 지었다.

사실 그동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릴 기회는 많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슈퍼블루마라톤을 통해 함께 달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어느새 하나 돼 있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최하늘 임소연씨(27)는 "장애인, 비장애인을 구분하며 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장애인과 함께 할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낯선 느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질적으로 느껴진 게 있었는데, 함께 뛰니까 그 벽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마라톤에 참가한 김정미 서대문장애인단기보호센터 사회복지사(33)는 "센터에 있는 분들과 함께 참가했다. 사실 그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좁았는데, 이렇게 어우러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회 참가를 통해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익숙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슈퍼블루마라톤은 이제 막 두 번째 발걸음을 뗐다. 그러나 함께 달린 힘은 생각보다 컸다. 친구들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한 중학교 2학년 이가연양은 "솔직히 처음에는 참가하고 싶지 않았다. 피곤했다"며 "막상 함께 달리니 뭔가 특별한 기분이 든다. 내 인식도 달라질 것 같다"며 희망을 밝혔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