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예상대로 경기가 흘러갈까?
2016 시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미디어데이 행사로 본격적 시작을 알렸다. 정규시즌 4위 LG, 5위 KIA의 양상문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포부를 밝히고 경기 전망을 내놨다. 양팀 감독은 행사 시작에 10일 열리는 1차전 선발로 데이비드 허프(LG), 헥터 노에시(KIA)를 각각 예고하며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보통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감독과 참가 선수들의 손가락. '몇 차전 승부까지 갈 것 같은가'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하지만 사실상의 단판승부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4위 LG가 1차전에서 질 경우에만 11일 2차전이 열린다. 때문에 이번 미디어데이에서는 1차전 몇 점차 승부가 날 것이냐는 질문이 대신 날아들었다.
신중한 스타일이 비슷한 양팀 감독. 양 감독은 손가락 4개를, 김 감독은 손가락 3개를 펴들었다. 나름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다. 양 감독은 "경기장 열기, 선수들 부담감 등을 고려할 때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타격전 보다는 수비 실책 등 작은 부분에서 경기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팀 감독 말을 종합해보면 이기는 팀이 5~6점 정도를 내는 경기 흐름이 될 듯 보인다.
확실히 1승 어드밴티지를 갖고있는 양 감독은 조금 여유가 있었다. 양 감독은 "2차전 선발로 생각하고 있는 류제국, 그리고 헨리 소사 외에는 엔트리에 있는 투수가 1차전 모두 대기한다. 그런데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류제국이 나오는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1차전에서 무조건 끝내겠다는 뜻. 이에 반해 김 감독은 "투수 누구 나간다, 안나간다 없이 엔트리에 있는 투수 전원이 나간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상대팀에서 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선수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바로 옆에 있던 KIA 주장 이범호를 지목했다. 양 감독은 "범호 감기는 안걸렸느냐"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었다. 김 감독은 "누구 하나를 지목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삐칠 것 같아서 선택을 못하겠다"고 맞받았다. 김 감독은 2013 시즌 LG 감독을 맡으며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시킨 바 있다. 누구보다 LG 선수들을 잘 안다. 김 감독은 "내가 팀을 이끌 당시 LG 선수들이 조금 어린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다들 성숙한 느낌이다. 양 감독님 지도 아래 팀이 정말 강해진 것 같다"고 했다. 양 감독은 김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아 2014 시즌 꼴찌에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었다. 양 감독은 "당시 포스트시즌과 비교하면 활용할 수 있는 선수층이 더욱 넓어졌다. 투수 성향에 따라 맞춤형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LG 베테랑 박용택은 "서로 패를 내놓고 하는 경기다. 김 감독님도 우리 선수들을 잘 알고, 우리도 김 감독님 스타일을 잘 알기에 더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