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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덜 떨리는 가을야구, 결국 형님들이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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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 결국은 경험일까.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지난해 신설된 와일드카드 제도는 큰 이슈 몰이가 되기 힘들다. 4위팀이 이기면 단판 승부가 된다. 올라가도 강팀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다가올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최고 인기팀 둘이, 한국 야구의 성지 잠실에서 가을야구를 벌인다는 자체만으로도 야구팬들은 벌써 흥분하고 있다.

특히, 양팀의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LG)와 헥터 노에시(KIA)가 맞붙을 10일 1차전은 최고 명승부가 될 조짐이다. 두 선발 투수의 실력, 이름값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고 양팀 타자들 역시 경기 감각이 오를대로 올라있는 상황이기 때문.

결국 어느팀 선수들이 큰 경기 긴장감을 빨리 털어내느냐가 승부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팀의 경우 야수-투수 포함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 결국 팀의 중심을 잡는 베테랑들의 활약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LG 야수진의 경우 김용의, 이천웅, 채은성, 유강남 등이 1차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펜도 결국 김지용, 임정우 두 원투펀치가 이끌어야 한다. KIA 역시 야수진에 김호령, 노수광 등이 중용될 수 있다. 군에서 전역한 안치홍의 경우 2009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 등이 있지만, 김선빈 포함 두 사람의 실전 감각이 완벽히 올라오지 않은 것도 걱정거리다. 불펜 역시 한승혁, 심동섭 등이 잘해줘야 승산이 있다.

정규시즌 경기와 포스트시즌 경기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한다. 공기 자체가 다르다. 그라운드에 서면 자기도 모르게 벌벌 떨린다. 이런 선수들 중 '미친 선수'가 나와주면 '땡큐'지만 현실적으로 이 선수들에게 엄청난 활약을 바라는 것도 무리다. LG 김용의의 경우가 좋은 예다. 2013 시즌 11년 만의 가을야구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 중용됐지만 수비 실책을 저지르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었다.

결국, 상대적으로 덜 떨 선수들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LG에는 박용택, 정성훈이 타선에 버티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정규시즌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봉중근이 오히려 키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다. KIA 역시 캡틴 이범호를 필두로 두려움 없이 야구하는 김주찬, 2009 한국시리즈의 영웅 나지완 등이 경기를 풀어줘야 한다. 마무리 임창용은 구위는 떨어졌다고 하지만, 큰 경기에서의 많은 경험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