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한예리의 매력이 100% 발휘됐다.
시네아스트 장률 감독의 10번째 작품 '춘몽'이 6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앞서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춘몽'은 의식이 없어서 거동을 할 수 없는 아버지를 돌보며 작은 술집을 운영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예리(한예리)와 예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쓰는 익준(양익준), 정범(박정범), 종빈(윤종빈)의 이야기를 그린다. 흑백화면과 절제된 음악, 일상적 리듬 등 장률 특유의 스타일과 풍성한 유머를 느끼게 해 주는 작품.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경주'로 톱여배우 신민아의 색다른 매력을 끌어낸 장률 감독이 택한 새로운 뮤즈 한예리의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각기 다른 세 남자의 마음을 빼앗은 매력적인 여성으로 등장한 한예리는 그 어떤 노골적인 성적 코드가 없는 이 영화에서 수수한 옷차림과 나른한 말투만으로도 묘한 성적 매력을 끄집어 냈다. 무신경해 보이는 듯 하면서 다정한 말투와 시크해보이면서도 다정함이 느껴지는 눈빛은 극중 예리의 캐릭터를 단번에 드러냈다.
시사회 직후 진행된 '춘몽' 기자회견에서 장률 감독은 한예리를 극중 중국에서 온 여성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한예리는 우리 고향의 정서가 있는 배우였다. 우리 고향에 이렇게 아름답게 생긴 여성은 없지만 정서적으로 우리쪽 고향사람이 아니겠는가 싶어서 설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률 감독은 중국계 한국인 감독이다. 이어 그는 "또한 한예리는 사람에 대한 태도에 소박함이 있다. 그게 점점 사라지지 안나. 이 친구는 그런 태도가 꽉 차 있는 것 같다. 기회가 있으시면 한예리 배우와 술한잔 하면 알게 될 거다"고 덧붙였다.한예리는 "극중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세 감독님 뿐 아니라 장률 감독님의 사랑도 듬뿍 받으면서 연기했다"며 "저는 극중 예리가 이들의 '엄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공평하게 사랑하고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모든 걸 챙겨주고 손이 조금씩 가는, 그리고 뭔가 잘 드러내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는 예리가 엄마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만약 엄마가 없어지면 어떻하지 라는 생각도 내내 들었다.그래서 전 '춘몽'을 찍으면서 슬픔 감정을 많이 느꼈다. 좋은 자극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춘몽'에서는 똥파리'의 양익준, '무신일기' '산다'의 박정범,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의 전성시대' '군도'의 윤종빈 등 감독들이 배우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장률 감독은 세 감독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세 감독이 연출했던 작품 속 캐릭터를 비롯, 세 감독의 사람의 질감을 그대로 묻어내려 했다. 이들이 인사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들이 영화에 그대로 나왔다. 양익준 감독은 물론 박정범 감독이나 윤종빈 감독 모두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한편, 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오후 6시부터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개막식 사회는 영화 '감시자들'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맡았다. 개막작으로는 장률 감독의 '춘몽'이 폐막작으로는 이라크 후세인 하싼 감독의 '검은 바람'이 선정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69개국에서 출품한 301개의 작품이 공개된다.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와 자국 최초로 소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123편을 5개의 상영관과 34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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