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과 수술. 한화 이글스의 기둥이었던 투수들의 가을은 시리도록 차다.
한화는 4일 우완 투수 송창식의 수술 소식을 발표했다. 송창식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것은 지난 8월말.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 부위에 징조가 보였고, 곧바로 일본 요코하마로 건너갔다.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부위 뼛조각이 발견됐다. 투수들에게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 수술과 재활을 두고, 처음 선택은 재활이었다. 송창식은 요코하마에 머물면서 재활 치료 과정을 병행했다. 캐치볼을 하는 등 차도가 보여 시즌 내 복귀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는 어긋났다. 팔꿈치 통증이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아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송창식은 오는 11일 요코하마에서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송창식의 팔꿈치 수술은 이번이 두 번째다. 프로 2년차였던 지난 2005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시즌을 통째로 날린 적이 있었다. 신인이었던 2004년 140⅓이닝을 던지고 8승7패로 가능성을 남겼던 그는 수술 이후 1군에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2008년 폐쇄성 혈전 혈관염인 '버거씨병' 진단을 받으면서 악재가 겹쳤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지난 2011년부터 조금씩 주축 투수로 성장한 송창식이기에 늘 '인간승리'라는 표현이 따라 붙었다.
다행히 뼛조각 제거 수술은 복귀 가능성이 낮거나, 회복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가을 같은 수술을 받았던 한화 배영수가 올해 재활을 마치고 다시 공을 던진 것처럼 빠른 시간내 돌아올 수 있다. 선수에 따라, 나이나 타고난 신체 조건에 따라 기간이 달라질 뿐 송창식이 정상적으로 재활 과정을 밟는다면 다음 시즌을 동료들과 함께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송창식의 수술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이유는 한화 마운드를 책임졌던 투수들이 연달아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송창식 그리고 권혁은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한화 투수진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선발보다 불펜 비중이 높은 팀 특성상 두사람이 짊어진 짐의 무게가 무거웠다.
송창식은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09이닝을 던졌다. 신인 시절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이었고, 2014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많은 수치였다. 올해는 출장 빈도가 더 잦았다. 8월까지 66경기에서 97⅓이닝을 던졌다.
권혁도 마찬가지. 작년 권혁이 던진 112이닝은 2002년 프로 데뷔 후 가장 압도적인 수치였다. 삼성 시절인 2009년 80⅔이닝이 개인 최다 기록이었고, 평균 50이닝 이내를 던져왔던 권혁이다. 그리고 올해도 송창식과 나란히 66경기에 출전해 95⅓이닝을 소화했다. 두 사람은 2년 연속 200이닝 합작을 눈 앞에 두고 통증을 호소했다. 2년간 누적된 피로가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송창식은 수술을 받을 예정이고 권혁은 현재 서산 2군 구장에서 재활 중이다. 팔꿈치 건염이었던 권혁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피로도가 축적된 상태라 조급히 복귀하기는 어려웠다. 김성근 감독도 9월말 권혁의 시즌 아웃을 이야기 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200이닝 듀오. 한화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었던 두 투수의 부상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