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미운우리새끼' 아들들이 남모른 진심과 고민으로 엄마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美친 클러버' 박수홍은 대중이 몰라봤던 깊은 효심으로, 시크한 허지웅은 심각한 비뇨기과 고민으로 엄마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마마보이 혹은 흥많고 철없는 중년으로만 보였던 박수홍은 가난으로 힘들었던 학창시절을 고백하며 고운 심성을 드러냈고, 결벽에 가까운 깔끔함과 냉랭한 표정으로 차가운 남자의 대명사인 허지웅은 비뇨기과 앞에서 약한 모습을 엿보였다.
30일 방송한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는 명절에 싱글 친구들과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박수홍의 일상과 비뇨기과를 찾은 허지웅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수홍은 동료들 앞에서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박수홍은 "어린 시절 잘 살다가 갑작스러운 아버지 사업 실패로 동네 번듯한데서 살다가 반지하도 아닌 지하 계단 두 번 들어가는 지하방에서 살았다"며 "우리 식구들 모두 바동대면서 살았다. 우리 부모들은 누구보다 반듯한 삶을 사셨는데 하늘은 그분들에게 가난을 주시더라. 그때부터 내 평생 소원은 부모의 호강이 됐다. 내 꿈을 펼친다가 아니라 호강! 어찌됐든 이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자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당시 주인집에 딸 셋이 있었는데 내 또래였다. 그 아이들을 만날 때 너무 부끄러웠다. 하지만 반항같은 건 생각도 할 수 없었다"며 "어머니가 미용실을 하셨는데 물을 말아서 김치를 얹어서 막 먹고 계시더라. 손님이 올까봐. 엄마랑 언덕을 올라 집에 오는데 엄마가 헉헉 대셨다. 그때 엄마 나이는 나보다 어렸다"고 회상했다.
이를 듣던 박수홍 모친은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모친은 "우리 가족에게 정말 힘든 시기가 있었다. 8년 정도였던 것 같다. 잘살다가 갑자기 동네에서 가장 열악한 집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삼남매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다행이 우리 아이들이 모두 착했다. 특히 수홍이는 내가 끝나는 시간을 기다려 매일 날 데리러 왔고 가게 셔터를 내려줬다"고 심성 착한 아들의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허지웅의 남모른 고민도 공개됐다. 30대 허지웅은 비뇨기과 전문의 앞에서 "현재 모든 것에 대한 의욕이 모두 떨어진 상태"라며 "성욕이 완전 제로다. 몸은 반응하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다. 심지어 집중력 저하로 생업인 글쓰기도 힘든 상태"라고 주저하며 털어놨다. 이어 "식욕도 다 떨어졌다. 우적우적 먹는 수준이다.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해도 근육량이 늘지 않는데 그 이유가 호르몬 수치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료를 끝낸 의사는 "허지웅씨가 느끼는 모든게 맞는것 같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작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호르몬 밸런스가 깨져있기 때문에 모든 욕구가 떨어질 수 있다. 근육량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치"라고 진단했다. 현재 허지웅의 호르몬 수치는 3.5. 지난해 6 정도 수준에서 절반 정도로 갑자기 떨어졌다. 50대 후반 남성의 호르몬 수치라는 설명에 허지웅은 당황했다. 반면 허지웅의 진료 과정을 본 엄마는 고개를 숙였다. 아들의 몸과 마음이 괴롭다는 사실을 처음 접한 엄마도 모든게 내 탓인것만 같아 가슴이 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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