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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복면·미래일기·내귀에캔디…소중한건 보이지 않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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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모습을 감추니 비로소 진짜가 보인다.

최근 안방에는 출연자 혹은 그의 상대방의 모습을 감춤으로써 힐링을 선사하는 예능이 눈길을 끈다.

MBC '일밤-복면가왕'은 목소리만으로 그 사람의 존재감을 재조명하고, tvN '내 귀에 캔디'는 정체를 모르는 비밀친구와 대화로 공감을 나누고, MBC '미래일기'는 시간을 거슬러 달라진 내 모습을 통해 현재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복면가왕'은 계급장을 뗀 8인의 스타가 특수 제작된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오직 노래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토너먼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나이, 직종, 신분을 숨긴 스타들이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낸다는 기획 의도가 기존의 음악 프로그램과 색깔을 달리했다.

'복면가왕'이 다른 음악 예능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배경에는 '가면'이라는 아이템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 가면을 씀으로서 누구나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고, 승부가 아닌 그의 정체를 맞추는 추리가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무엇보다 음악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고정관념들을 깨는 역할을 했다.

신인 가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고, 이미 널리 알려진 가수들은 가면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혹은 자신조차 몰랐던 면모를 발견할 수도 있다. 출연해서 손해보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복면가왕'의 큰 강점이다.

'내 귀의 캔디'는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익명의 친구 '캔디'와의 비밀 통화를 통해 교감하고 소통하는 폰중진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겉보기엔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스타들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익명의 친구와 통화하며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자신의 일상과 고민, 꿈 등 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출연진은 얼굴 모르는 캔디와 대화를 통해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들을 꺼내고 있다. 앞서 '내 귀에 캔디' 장근석은 화려한 한류스타로서의 모습 외에 색다른 모습과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고, 스타 농구선수 출신으로 최근 방송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장훈 역시 쉽게 볼 수 없었던 평소의 일상을 공개했다. 또한 경수진은 일과 사랑 등 30대 여성이 갖게 되는 고민을, 지수는 20대 청춘의 열정과 고민을 털어놨다.

유학찬 PD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오히려 속얘기를 하기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익명의 상대와 나이나 배경에 대한 선입견 없이 대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익명성이란 장치를 사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제작진의 의도는 정확히 맞아 떨어진 듯 하다.

지난 29일 정규 방송을 시작한 MBC '미래일기'는 시간 여행자가 된 출연자가 자신이 원하는 미래로 가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시간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최근 각종 영화 및 드라마를 통해 접할 수 있는 '타임워프'를 소재로 했다

첫 방송에서는 박미선-이봉원은 '졸혼' 후 따로 사는 노년 부부의 하루를 보여주며 서로에 대한 소중안을 되새겼다. 이들은 특히 미래에는 부부, 또는 가족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될지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안겼다.

'채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상민은 자신의 엄마를 만나기 위해 엄마가 있는 식당으로 몰래 찾아갔다. 이상민은 엄마가 자신을 단번에 알아볼까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전혀 알아보지 못해 거꾸로 당황해했다. 그는 아들이 아닌 행인으로서, 그동안 자신이 잘 몰랐던 엄마의 진심을 들어볼 수 있었다.

가면, 익명의 전화, 타임슬립은 서로 성격은 다르지만 결국은 또 다른 출연자의 모습을 발견하는 장치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정체를 모르는 상대방에게 진짜 속내를 털어놓거나, 반대로 자신을 감춤으로써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것.

자신의 정체를 숨겨 진짜 자신을 만나게 되는 이들 예능은 안방에 색다른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