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에 잘못될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상무에서 제대한 강윤구(26)의 시즌 마감을 전격 결정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내년 시즌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선수다. 무리했다간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며 "투수 코치, 트레이닝 파트와 결정해 더는 안 던지기로 했다. 지금부터 강윤구는 몸을 만드는 스케줄을 소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윤구는 24일 삼성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염 감독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4선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어떻게 던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일찌감치 그의 복귀전 날짜를 발표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4-0으로 앞선 1회 볼넷 1개, 홈런 1개를 내주고 2실점했다. 1사 후 2번 박한이에게 볼넷, 2사 1루에서 최형우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투구수는 단 18개. 2회부터 황덕균에게 바통을 넘겼다.
문제는 팔꿈치 상태였다. 염 감독은 "이닝을 마치고 몸상태를 묻자 팔꿈치가 결린다고 하더라. 바로 빼라고 지시했다"며 "지금은 단순히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언제 또 큰 부상을 당할지 모른다. 안 좋다는 신호다. 고심 끝에 내년 시즌을 바라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복귀전 경기 내용이 아주 나쁜 건 아니었다. 투구수도 많지 않았다"며 "그러나 오래 야구해야 할 선수다. 남은 시즌, 또 포스트시즌에 무리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으로 넥센 코칭스태프의 포스트시즌 4선발 고민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간 밴해켄-맥그레거-신재영 외에 마땅한 자원을 찾지 못해 강윤구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물거품이 됐다. 염 감독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 양 훈이 될지 다른 선수가 될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만큼 차근차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오래 기다린 1군 복귀전을 아쉽게 마친 강윤구는 "팔꿈치는 상무에서도 조금 불편했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 던진 대로 던지려 했다.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고 노력했다. 서울로 올라가 MRI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당장 무엇을 하겠다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일을 위해 팀 스케줄을 따르겠다"며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