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감독이 결국 포항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최 감독은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걸음은 가볍지 않지만 오늘이 마지막 경기다. 사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 시즌 황선홍 감독에 뒤를 이어 제10대 포항 감독직에 오른 최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이유는 성적부진이다. 포항은 최근 4연패에 빠졌다. 24일 광주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지만 6위팀과 골득실차가 너무 커 사실상 그룹B행을 확정지었다. 2012년 스플릿제도 도입 후 첫 불명예다. 최 감독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시즌 내내 위기의 연속이었다. 최 감독은 기존의 스틸타카에서 빠른 스피드를 더한 축구를 강조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최진철만의 색깔을 펼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축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졌다. 최 감독이 구상한 베스트11을 꾸리지 못할 정도였다. 사실상 시즌아웃한 '에이스' 손준호의 부상은 결정타였다. 최 감독은 스리백으로 전환하며 분위기를 바꿨지만 그 역시 여의치 않았다. 여름들어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며 다시 반전에 나섰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9월 부진이 이어졌다. 반전이 이루어지지 않자 최 감독은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포항은 당분간 김인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긴 후 후임자를 찾을 예정이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