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1995시즌 이후 무려 21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산은 22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9대2로 승리하며 약 6개월간 진행 중인 페넌트레이스 최종 승자가 됐다. 남은 경기에서 전패해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시즌 성적은 90승1무46패. 6할6푼2리의 엄청난 승률이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두산은 5회까지 kt 선발 주 권에게 막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포심,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무쌍한 공에 고전했다. 직구 최고 시속이 아주 빠른 투수는 아니었으나 안정적이었다. 한 번은 빠르게 스트라이드를 했다가, 이후에는 퀵모션 처럼 공을 뿌리는 변칙 투구에 완전히 당하고 있었다.
6회초에는 선취점을 내주기까지 했다. 잘 던지던 선발 장원준이 1사 1,2루에서 오정복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이어진 6회말 공격. 선두 타자 국해성이 좌중월 2루타로 득점권에 위치했다. 1루석을 가득 메운 두산 팬이 환호성을 쏟아내는 사이, 오재일이 타석에 서자마자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러 경기를 뒤집었다. 한 가운데 높은 체인지업(119㎞)을 잡아당겼다. 비거리 110m짜리 시즌 26호.
두산은 계속된 2사 3루에서 오재원이 기습 번트로 타점을 올리며 3-1로 점수를 벌렸다. 3-1이던 7회 1사 1,3루에서는 대타 이원석이 좌월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6이닝을 8안타 1실점으로 시즌 15승(6패)에 성공했다. 니퍼트(21승)-보우덴(17승)-유희관(15승) 등 '판타스틱 4'가 모두 15승 이상을 달성하는 순간이다. 이는 KBO리그 출범 이래 최초의 기록.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일 수도 있는 경기에서 장원준이 부담감을 떨치고 호투했다.
7회에는 전날 상무에서 제대한 이용찬이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1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생애 첫 세이브를 올렸다. 8회는 윤명준, 9회에는 홍상삼이 올라 팀 승리를 지켰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