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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이병헌-조승우, 김원봉은 언제까지 특별출연으로만 나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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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밀정'의 흥행세가 무섭다. '밀정'은 지난 17일까지 558만4481명의 관객을 모으며 추석 연휴 극장가를 초토화시켰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가 처음 제작한 한국영화인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렸다.

특히 실제 있었던 '황옥경부 폭탄사건'을 배경으로한 작품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공유가 연기한 김우진은 김시현 열사를,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은 일본 경찰 황옥을, 그리고 특별출연한 박희순이 연기한 김장옥 열사는 김상옥 열사를 모티브로 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이병헌은 특별출연으로 김원봉을 모티브로 한 정채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압도적인 10분을 선보였다.

김원봉 역은 이병헌 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1200만 관객을 모았던 '암살'에도 김원봉은 특별출연으로 등장했다. 조승우가 김원봉 역을 맡아 안옥윤의 작전을 지휘하고 김구(김홍파)와 만나 악수까지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렇게 김원봉이 최근 들어서야 짧게라도 그려지는 이유는 그의 행적과 관련이 깊다.

1898년 경남 밀양에서출생한 약산(若山) 김원봉은 1919년 12월 의열단을 조직했다. 의열단은 국내의 일제 수탈 기관 파괴, 요인암살 등 무정부주의적 투쟁을 하는 조직이었다.

중국국민당의 동의를 얻어 '조선의용대'라는 군사조직을 편성하기도 했던 김원봉은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에 정식으로 취임했고 1944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을 지내다 8·15 광복 후 귀국했다.

문제는 김원봉이 1948년 남북협상 때 월북했다는 것이다. 월북한 김원봉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됐고 1957년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1958년 11월 김일성 비판을 이유로 숙청됐다. 때문에 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김원봉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됐다.

하지만 김원봉을 재조명해야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나오면서 영화에까지 등장하게 된 것. 독립운동에 큰 공을 세운 것과 김일성에 숙청당한 것을 들어 단순히 좌익세력이라고 폄하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많아지면서 김원봉이 영화에 등장하는 것 역시 비교적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워 특별출연으로 짧게 등장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조만간 의열단장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