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KBO리그 '가을야구' 주인공들이 거의 윤곽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는 사실상 1위를 예약한 상태이고,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도 현재 2,3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두 자리, 4~5위는 현재로선 안개정국이다. 전문가들은 "10월 8일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까지 해봐야 4~5위팀이 가려질 수도 있겠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사령탑의 판단이 한 팀의 농사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감독들의 운명이 갈리는 진정한 승부처라고 볼 수 있다.
선두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2위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그리고 3위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진검승부와는 조금 빗겨 있다. 이들은 현재 순위가 굳어진 다음 즉 포스트시즌을 생각할 시간이 됐다. 아직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을야구'에 대한 구체적인 얘끼를 꺼낼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선수단 운영의 흐름을 보면 최선을 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고려한 선택들이 보인다. 이들에게 진짜 승부는 지금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kt 위즈 조범현 감독도 남은 경기 동안 순위 싸움 보다 팀의 미래를 위한 선수단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매 경기 최선을 다 하는 자세는 기본이다.
이 4명을 제외한 나머지 6팀의 사령탑들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판가름날 때까지 매경기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4위 LG 트윈스, 5위 KIA 타이거즈, 6위 SK 와이번스가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 뒤를 7위 한화 이글스, 8위 삼성 라이온즈, 9위 롯데 자이언츠가 추격 중이다. 4위 LG와 9위 롯데의 승차는 5.5게임으로 제법 크게 벌어져 있다. 그러나 연승과 연패로 바로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팀들간의 기본 전력차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또 이팀들은 요즘 매 경기를 결승전 처럼 집중해서 치르고 있다. 그러나 승패는 갈리고 팀 순위로 굳어지게 돼 있다.
그렇다고 현재 4~5위 경쟁을 하는 팀들이 똑같은 상황은 아니다. 팀간 남은 경기수가 다르고 상대할 팀들도 다르다. LG는 16일 경기 포함 13경기, KIA도 1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반면 SK는 9경기로 가장 적게 남았다. 한화는 14경기, 삼성은 16경기, 롯데는 15경기다.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승리하는 게 가장 좋은 건 자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순위 경쟁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유리하다. LG의 경우 가장 많이 남은 삼성과의 4차례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SK 한화와도 2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 승패에 따라 팀의 운영이 바뀔 수 있다.
또 오는 20일부터 기존 편성이 아닌 최근 재편성된 일정에 따라 시즌을 치르게 된다. 팀별로 휴식을 취하는 일정이 전부 다르다. 선발 투수를 전략적으로 준비시켜 올릴 수 있다. '표적 선발'이 가능하며 또 불펜진 운영도 보통 때와는 다르게 돌릴 수 있다.
감독의 용병술이나 전술 판단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고 또 그 승패가 최종 팀 순위로 이어질 수 있다. 감독들의 내년 거취도 달라질 수 있다. LG 양상문 감독과 KIA 김기태 감독은 2017년까지 계약이 돼 있다. SK 김용희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해가 마지막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내년에 계약이 만료된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올해가 계약 첫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