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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의 발품스토리]'토트넘vs모나코' 열린 웸블리 3가지 변화 '축제-열정-을씨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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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블리(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경기 전 웸블리는 축제였다. 경기 중 웸블리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경기 후 웸블리는 을씨년스러웠다. 토트넘의 첫 웸블리에서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를 찾아가봤다.

토트넘은 15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웸블리에서 AS모나코와 2016~2017시즌 UCL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토트넘의 홈구장인 화이트하트레인은 현재 일부 공사중이다. 토트넘은 UCL 홈경기에 한해 웸블리에서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8만여 관중 운집 축제

경기 당일 아침 경기 좌석 매진 소식이 들렸다. 8만석이 넘는 좌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경기 시작 3~4시간전 런던 북서부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웸블리 파크역으로 연결되는 메트로폴리탄라인이 있는 베이커 스트리트, 웸블리 스타디움역으로 가는 기차의 출발이 말리본 역에는 토트넘 팬들이 일찌감치 몰려들었다. 다들 맥주를 마시며 결전을 준비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 본격적으로 팬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웸블리 파크역에서 웸블리로 향하는 '올림픽웨이'는 온통 하얀색이었다. 다들 노래를 부르며 토트넘의 승리를 기대했다.

그 어느때보다 많은 토트넘 팬들이 모였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화이트하트레인은 3만6000석이다. 원정 서포터들에게 자리를 내주더라도 3만 2000~3000명 정도만 모일 수 있다. 웸블리는 8만 10000석이다. 하지만 보통 웸블리는 중립지역이다. 경기를 펼치는 양 팀의 팬들에게는 50%의 좌석만이 배정된다. 아무리 많아야 4만명 남짓이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토트넘의 온전한 홈경기로 진행된다. 그동안 경기장에 오지 못했던 토트넘 팬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토트넘의 축제였다

▶동점을 향한 열정

8만여 관중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엄청났다. 토트넘 팬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토트넘의 승리를 응원했다.

하지만 경기는 팬들이 원하는대로 가지 않았다. 토트넘은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골문을 지배하지는 못했다. 전반 8분 손흥민이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는 코스로 날아갔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모나코의 수비수가 골라인 바로 앞에서 막아냈다. 전반 두 차례의 치명적 실수가 나왔다. 실점으로 연결됐다. 전반 종료 직전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만회골을 넣었다. 침울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토트넘 쪽으로 넘어갔다

후반 45분은 함성 그리고 탄식이 계속 이어졌다. 토트넘은 공세로 나섰다. 공격수들을 계속 투입했다.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5~6명의 공격수를 놓고 동점골을 노렸다. 팬들도 엄청난 함성으로 힘을 실었다. 하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해리 케인이 몇 차례 찬스를 잡았다.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 때마다 탄식이 새어나았다. 그러기를 90분.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었다. 8만여 관중들은 입을 다물었다. 토트넘 선수들도 피치 위에 무릎을 꿇고 아쉬워했다. 1000여 모나코 원정팬들만이 함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을씨년스러운 웸블리

경기가 끝나자마자 팬들은 빨리 웸블리를 빠져나갔다. 경기장은 금새 휑했다. 믹스트존으로 향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다들 표정이 침울했다. 손흥민이 나왔다. 평소보다 상당히 일찍 믹스트존에 나왔다. 전반 8분 불운으로 놓친 골을 아쉬워했다. "그것이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지 못해 우리가 졌다"고 풀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자회견장으로 향했다. 레오나르도 자르딤 AS모나코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좋은 경기를 했다"며 웃음을 내비쳤다.

이어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기자회견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영국 현지 취재진들은 날선 질문을 들고 나왔다. 특히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을 뺀 것에 대해 물고 늘어졌다. 누가 보더라도 이날 최고 부진 선수는 에릭 라멜라였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라멜라 대신 손흥민을 교체아웃시켰다. 포체티노 감독은 "중앙을 보강하기 위해 뎀벨레를 투입했다. 손흥민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손흥민의 경기력에는 만족한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영국 언론들의 펜은 매서웠다. 온라인판을 통해 "손흥민은 토트넘의 경기력이 좋지 못할 때마다 자주 희생양이 됐다"며 교체를 비판했다.

경기장을 나왔다. 이미 올림픽웨이는 을씨년스러웠다. 토트넘 팬들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대부분 집으로 향했다. 웸블리파크역도 생각보다는 한산했다. 남아있는 토트넘 팬들도 조용히 전철에 몸을 실을 뿐이었다. 토트넘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