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하늘은 멜로퀸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김하늘이 4년 만에 KBS2 새 수목극 '공항가는 길'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 멜로다. 김하늘은 극중 경력 12년차 부사무장 승무원 최수아 역을 맡았다.
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김하늘이 '멜로퀸'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다.
이번 캐릭터는 김하늘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도전이다. 그동안 '로드 넘버원', '신사의 품격' 등 청순 발랄한 역할을 주로 소화했던 그가 한 아이의 엄마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아이에 대한 모성애를 어떻게 펼쳐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김하늘은 현장에서 남다른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고. 김하늘의 딸로는 영화 '곡성'에서 "뭣이 중한디"라는 대사로 깊은 인상을 남긴 아역배우 김환희가 발탁됐는데, 그를 번쩍 안거나 등에 업고 미소를 보여주는 등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고 있어 스태프의 극찬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하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리는 부분은 캐릭터 설정에 대한 것이다. 김하늘이 연기하는 최수아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다. 가족이 있는 유부녀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사실상 불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데, 도덕적인 정서에 반하는 이 설정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의문이다.
물론 웰메이드 드라마와 명품 연기가 만난다면 호평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SBS 주말극 '애인있어요' 역시 불륜을 기본 구조로 갖고 있었음에도 명대사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김하늘 역시 이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마지막으로 멜로 장르 자체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도 핸디캡이다. 시청자들은 최근 정통 멜로보다는 가볍고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나 완성도 높은 장르물에 더 큰 관심을 보여왔다. '공항가는 길' 전작이었던 '함부로 애틋하게' 역시 김우빈과 수지라는 20대 한류스타를 캐스팅하고, 치명 멜로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이경희 작가가 만났음에도 수목극 시청률 꼴찌로 초라하게 퇴장했다. '공항가는 길' 역시 정통 감성 멜로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장르 특성 자체에 우려의 시선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공항가는 길' 제작진은 탄탄하다. '봄날은 간다' 등 충무로에서 신선한 멜로로 주목받았던 이숙연 작가와 '응급남녀' 등 감성 연출로 정평이 난 김철규 감독이 의기투합 했다. 멜로라는 장르는 김하늘이 유독 강한 종목이기도 하다. 김하늘의 경우 풍부한 감성 연기와 여린 목소리에서 비롯된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최장점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요인들은 멜로 장르에 최적화된 특성이기도 하다.
과연 김하늘은 명실상부 멜로퀸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을까.
'공항가는 길'은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