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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6푼대 타격왕 4파전, 싸움은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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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카이너는 "타격왕은 포드를 타고 홈런왕은 캐딜락을 탄다"고 했다. 홈런왕이 훨씬 많은 인기와 연봉을 얻는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타격왕을 깎아 내리려고 한 말은 절대 아니다. 홈런왕이 더 각광받을 뿐이라는 소리다. 올시즌 KBO리그 타격왕은 시즌 끝까지 가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파전 양상이 뚜렷하다.

12일 현재 타율 1위는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다. 최형우는 454타수 166안타, 타율 3할6푼6리를 기록중이다. 이어 삼성 구자욱이 3할6푼4리로 2위고, 한화 이글스 김태균과 LG 트윈스 박용택이 각각 3할6푼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4명 모두 9월 들어서도 뜨거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용택이 4할3푼8리, 최형우가 4할2푼9리, 구자욱이 3할9푼4리, 김태균이 3할5푼9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그만큼 타격 페이스가 좋기 때문에 막판까지 경쟁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시즌 막판이 되면 타율 올리기가 쉽지 않다. 3할6푼대라면 한 경기서 3타수 또는 4타수 1안타를 쳐도 타율이 떨어지게 돼 있다. 그렇다고 2~3안타를 뽑아도 타율이 크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400타수 이상에서는 1타수는 9모의 하락, 1안타는 1리4모의 상승을 가져온다. 4타수 무안타를 치면 3리6모 정도의 타율 하락이 생긴다.

즉 아무리 몰아치기를 해도 시즌 막판에는 타율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꾸준함을 유지하는가에 따라 타격왕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최근 가장 뜨거운 방망이 솜씨를 보이고 있는 박용택은 선구안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날 현재 9월 10경기에서 38타석에 들어가 삼진은 3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정확히 맞히려는 타격에 신경쓰고 있다는 것인데, 안타의 방향이 좌우 골고루 포진돼 있다. 박용택의 경우 홈런이나 도루 등 다른 부문에 신경쓸 이유도 없다. 지난 11일 휴식 차원에서 대타로 나가 1타수 무안타를 쳤을 뿐 이전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최형우도 마찬가지다. 11일 NC 다이노스전까지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며 타율 선두를 지켰다. 올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이 생기는 최형우는 타점 부문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날 현재 125타점을 기록, 이 부문 2위 김태균에 8타점 앞서 있다. 9월 들어서만 14타점을 추가했다. 최형우 역시 9월 9경기에서 40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삼진은 3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정확히 맞히는 타격에 주력한 덕분이다.

구자욱은 지난달 27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1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다 11일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주춤했다. 3할6푼대 타율을 꾸준이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김태균은 타율에 관한한 독보적인 존재감을 풍겨왔다. KBO리그 통산 타율이 3할2푼3리로 이 부문서 장효조(0.331) 양준혁(0.316) 등과 이름이 거론될 정도다.

이 가운데 타격왕 경험이 있는 선수는 박용택과 김태균이다. 박용택은 2009년, 김태균은 2012년 각각 타격왕에 올랐다. 올시즌 타격왕은 3할6푼대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