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이병헌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 7'이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을 확정짓고 13일 전야개봉한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들이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하는 일이 최근 잦아지고 있지만 '매그니피센트7'은 한국 배우 이병헌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작품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2009년 '지아이조'에 처음 출연할 당시에는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지만 이제는 할리우드에서도 당당히 주연급 배우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지아이조'에서 이병헌은 악역 스톰섀도우 캐릭터를 연기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등장해 얼굴을 잘 알아보기 힘든 캐릭터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병헌은 자신의 힘으로 마스크를 벗는 신을 만들어내 자신의 얼굴을 할리우드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물론 미국 영화팬들에게 동양인 배우는 무술 잘하는 역할만 하는 배우라는 선입견을 깨지는 못했다. 하지만 단숨에 할리우드에서 조역을 따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노력파'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당시 이병헌은 스톰 섀도우 역을 맡으며 "처음에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연 내가 이런 캐릭터를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 이제는 사실적인 연기를 필요로 하는 캐릭터에 많이 심취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고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검술 연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검술 연습을 해야 했다"며 "처음엔 걱정이 되고 잘해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은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검술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재미있었다. 배우로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지 못해서 조용히 있는 편이었는데 그게 그들에게는 굉장히 건방져 보이기도 하고 잘난 척하는 것으로 비춰졌나 보다"며 "나중엔 너무 친해져서 하루도 빠짐없이 같이 술을 마시고 노는 바람에 촬영에 지장이 생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할리우드에서 자리를 잡은 이병헌은 2013년 '지아이조2'와 '레드2'에 연이어 출연하며 본격적인 할리우드 행보를 개시했다. 특히 '레드2'에서는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 사진을 영화에서 활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비행기 내부 신에서 아버지 사진을 놓은 것. 이병헌은 "어릴 적부터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 아버지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런 아버지가 15년 전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어디선가 뿌듯하게 보고 계실 것이라 생각이 들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레드2' 감독은 엔딩크레딧의 'special thanks to'에 아버지 '이종근(Lee Jong-Kun)'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5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는 인기캐릭터인 T-1000으로 등장했고 '미스 컨덕트'에서는 대배우 알 파치노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리고 2016년 '매그니피센트7'에서는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에단 호크, 맷 보머, 빈센트 도노프리오 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 자신의 이름을 걸어놨다. 이병헌은 올 초 기자와 만나 "'매그니피센트7'은 내가 지금까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중에 제일 기대가 많이 된다. 촬영을 하면서도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기대대로 '매그니피센트7'이 전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