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터가 통하는 것 같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분석한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의 호투 이유다. 조 감독은 9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린드블럼이 광주(9월3일·6⅔이닝 1실점)에서부터 커터를 던지고 있다. 왼손 타자 몸쪽으로 살짝살짝 꺾여 들어가며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상대 타자가 낯설게 느낄 것이다. 슬라이더만 보다가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전날 7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 이하)에 성공했다. 불펜들의 부진으로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으나 올 시즌 손에 꼽을 만한 최고의 피칭을 했다. 102개의 공을 던지며 포심 패트스볼이 12개, 커터 40개, 투심 패스트볼 17개, 커브 4개, 포크볼이 4개였다. 그간 자주 던지던 슬라이더는 1개도 없었다.
유일한 실점 장면은 1-0으로 앞선 5회 나왔다. 선두 타자 조동찬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잠시 흔들렸다. 불리한 볼카운트가 문제였다. 3B1S에서 139㎞ 커터를 가운데로 뿌리다 동점포를 허용했다. 그러나 나머지 이닝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1회 2사 1,2루를 제외하면 핀치에 몰리는 상황이 없었다. 삼성이 자랑하는 왼손 타자를 틀어막았다.
사실 경기 전만해도 그를 향한 걱정은 상당했다. 팀 사정상 4일 휴식 후 등판하지만, 잘 던진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전날까지 4일 휴식 후 등판한 3경기에서 1승2패, 9.00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6일 이상 쉬고 등판한 5경기(3승, 평균자책점 2.32)와는 확연히 다른 투구였다.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지난해 많은 이닝(210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길게 쉬고 던져야 최적의 밸런스가 나온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1승의 가치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피칭을 했다. 상대는 지난달 27일 대구에서 4이닝 10안타 8실점 한 삼성이지만, 약 2주 만에 만나서는 정반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조 감독은 "남은 시즌 4일 쉬고 등판하는 외국인 투수 두 명에 대한 기대가 크다. 린드블럼이 어제는 완급조절까지 하며 정말 잘 던져줬다"고 다시 한 번 칭찬했다.
부산=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