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우승 한을 풀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는데…."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고 하일성 전 KBO 사무총장(68)과 함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당시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 사령탑이면서 국가대표팀을 동시에 이끌었다. 또 하일성 전 총장은 베이징올림픽 야구팀 단장을 맡았다. 당시 한국 야구는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승리, 9전 전승 우승이라는 신화를 썼다. 그 금메달로 인해 KBO리그는 국제경쟁력을 인정받았고 리그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경문 감독은 하 전 총장의 사망 비보를 접하고 침통한 심정을 밝혔다. 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하 총장님은 저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올림픽 금메달의 기회를 주신 분이었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감독직을 수락한 후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일체 간접하지 않고 묵묵히 뒤에서 지원만 해주셨다. 그 고마움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07년초 일본 미야자키에서 하 전 총장으로부터 대표팀 감독 제안을 받았다. 김 감독은 당시 사령탑 1순위 후보가 아니었다. 앞선 후보들이 고사했지만 김 감독은 두산 구단의 허락을 득했고 사령탑에 올라 1년 6개월 정도 하 전 총장과 호흡을 맞췄다.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과한 후 올림픽 본선에서 강호 미국 일본 쿠바 등을 차례로 무너트렸다.
김 감독과 한국 야구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함께 했던 하 전 총장이 8일 서울 송파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8시쯤 송파구 삼전동 소재의 자신이 운영하는 스카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하 전 총장은 한국야구사에서 허구연 해설위원과 함께 해설계의 양대 산맥으로 통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KBO 사무총장을 맡아 행정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후 KBS N 스포츠로 돌아갔고, 2014년말 해설위원을 그만 둔 후 악재가 겹쳐 구설수에 올랐다. 사기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었다. 광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