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연선 작가가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박연선 작가는 최근 JTBC 금토극 '청춘시대'를 통해 시청자와 만났다. '청춘시대'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취향 연애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작품은 데이트 폭력, 스폰서, 죽음 등 다소 무거운 소재들을 다루고 있었음에도 짠내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박연선 작가 특유의 리얼 공감 감성 필력에 시청자들은 캐릭터 하나하나에 감정이입 할 수 있었고 드라마는 '이 시대 청춘들을 위한 진정한 힐링 드라마'라는 평을 들으며 평균 시청률 1.33%로 마무리 됐다.
작품에 대해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했던 것은 다소 자극적인 소재들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 JTB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연선 작가는 "연애도 권력 관계 같은 느낌이 있다. 피해자의 잘못이란 얘기가 아니다. 누군가 반항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는 정해진 선을 넘어 공격적으로 되는 게 아니나 싶다. 그렇게 일상이 조금씩 무너지면서 그런 상황이 온 거란 얘기를 하고 싶었다. 강이나(류화영) 캐릭터는 편성 논의 단계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다.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있었고 매춘하는 사람을 너무 우호적으로 그렸다는 얘기도 있었다. 겁났는데 막상 방송이 되고 나니 그런 반응이 없어 다행이었다. 스스로를 성상품화하는 사람들과 집창촌에 있는 사람들, 그 경계는 뭔지 그런 애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강이나 캐릭터가 세월호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세월호를 갖고 뭔가 창작을 한다는 건 아직은 무섭고 부담스러운 일인 것 같다. 옛날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애도하는 일정 기간 동안에는 그걸 다룬다는 게 무섭고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세월호도 아직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써놓고 나니 세월호와 닮았다고 하더라. 나는 그냥 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인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던 거지 굳이 세월호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작품을 만들다 보면 가장 만족스러운 연기를 펼쳐주는 배우가 있기 마련이다. 박 작가는 "한예리가 가장 캐릭터를 잘 살린 것 같다. 이제까지 하면서 내가 좀 오만한 부분도 있어서 대본이 배우에게 빚졌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었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한예리를 보며 내 대본에 있던 필요이상의 무거움이 있었는데, 한예리가 일상적인 부분과 비밀이 있는 무거운 부분을 오가기가 어려울텐데 내가 이미지화하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보여줘서 깜작 놀랐다. 나는 그렇게 손을 자연스럽게 쓰는 배우를 처음 봤다. 예를 들어 엄마 요양원에 갔을 때 이어폰을 끼고 있다가 이어폰을 빼서 돌돌 말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신이 있었다. 대본에 지시된 건 아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손을 움직이더라.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헬멧을 벗어서 돌려주는 신 역시도 그랬다. 아주 작은 디테일을 굉장히 잘 하더라. 목소리와 표정 연기는 이미 많이 얘기됐지만 그 인물에게 빙의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작은 동작들을 하는 걸 보고 진짜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청춘시대'는 작품성이나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이 아쉬운 작품이기도 했다. 조금더 입소문을 탔더라면, 혹은 조금 더 방송이 연장됐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연선 작가는 "시청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늘 시청률이 높지 않은 드라마만 했기 때문에 좌절하고 있는데 주변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 괴리는 뭘까' 생각하고 있었다. 신기해하고 있는 중이다. 반응이 계속 오는 중이다. 사실 오늘 헤어숍에 갔는데 '청춘시대'를 재밌게 봤다고 하시더라. 전에도 드라마를 몇번하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반응을 겪어본 건 처음이다. 반응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시청률 안 나온데 대한 보상 같은 느낌도 든다. 지금 당장은 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춘시대' 후속으로는 김현주 주상욱 주연의 '판타스틱'이 방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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