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고난은 사람을 단련시킨다.
백승호(19) 이승우, 장결희(이상 18)바르셀로나 유스 한국인 삼총사도 고난 중이다. 어느 방향으로 갈 지는 모른다. 확실한 것은 그들은 고난 중에서도 해답을 찾고 있다.
A매치 휴식기가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없다. 조용한 이 때를 기회삼았다. 세간의 관심인 바르셀로나 유스 한국인 삼총사의 경기를 보기로 했다. 바르셀로나로 날아갔다.
▶백승호, 치열한 주전 경쟁 한 가운데
3일(현지 시각) 바르셀로나 미니 에스타디로 향했다. 백승호가 소속된 바르셀로나B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백승호는 1일 2016~2017시즌에 출전할 바르셀로나B 24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스팀에서 선발된 6명 가운데 하나였다.
바르셀로나 유스팀(라 마시아)은 매년 선수들이 상위 팀으로 올라갈 때마다 선수단을 정리한다. 백승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바르셀로나B까지 왔다. 바르셀로나B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가 뛰는 바르셀로나A 바로 아래에 있는 팀이다.
바르셀로나B는 A에서 뛸 자원을 키우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동시에 성적도 중요하다. 스페인에서는 B팀의 정식 리그 출전이 가능하다. 다만 A팀의 위치보다 같은 레벨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못한다. 현재 바르셀로나B는 3부리그 격인 세군다디비전B로 떨어져있다. 올 시즌 목표는 빨리 세군다 디비전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3일 상대는 비야레알B였다. 경기 1시간전 바르셀로나B는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백승호는 없었다. 우선 부상 여파가 있었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팀 훈련에 복귀했지만 결국 출전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B입장에서는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리그 2연승 중이었다. 비야레알B는 1무1패로 12위에 불과했다. 바르셀로나B는 백승호가 빠진 가운데 3대2로 승리했다.
다만 백승호는 앞으로 험난한 주전 경쟁을 헤쳐나가야 한다. 백승호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간다. 이 자리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알레냐와 체미, 카르보넬과 사르사네다스가 버티고 있다. 이들응 이겨내야만 바르셀로나B의 주전 그리고 A팀까지 넘볼 수 있다.
▶이승우, 부딪히며 답을 찾는다
하루 뒤인 4일. 바르셀로나 라 마시아를 찾았다. 이승우가 소속된 후베닐A(19세 이하팀)의 리그 경기가 있었다. 스페인 유스리그 최상위 무대인 디비시온 데 오노르 후베닐에서 페리올렌세와의 개막전이었다.
이승우는 시즌 개막전에 열린 프리시즌 매치에서 몸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은 바르셀로나가 미성년 선수 영입 규정을 어겼다며 해당 선수들에게 만 18세가 되는 시점까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 살 많은 백승호는 지난해 후베닐A로 복귀했다. 이승우는 1년이 더 걸렸다. 올해 1월 18세 생일이 지나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공백은 컸다. 이승우는 후반기 돌아왔지만 기대 이하였다. 10경기 출전 2골. 이승우는 2011~2012시즌 13세 이하팀인 인판틸A에서 38골, 2012~2013시즌 15세 이하팀인 카데테B에서 21골을 넣었다. 결국 장기 공백으로 인한 경기 감각 부족 그리고 상대 수비수들의 성장 그리고 집중 견제가 컸다.
바르셀로나는 구단 차원에서 이승우의 경기 출전을 크게 늘렸다. A팀에서 올려보내서 어중간한 훈련을 시키느니 경기에 나서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후베닐 A와 바르셀로나B를 오가게 했다.
효과가 있었다. 바르셀로나B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4골을 뽑아냈다. 후베닐A로 복귀한 뒤에도 맹활약했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오텐컵에 출전해 맨유, 파리생제르맹 등을 상대로 3골을 집어넣었다. 결국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답을 찾아낸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산이 더 남았다. 페리올렌세와의 경기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페리올렌세의 수비수들은 이승우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이승우가 볼을 잡으면 3~4명이 달려들었다. 이승우도 무리하지는 않았다. 볼을 뒤로 돌리면서 공간을 찾았다.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들을 벗겨내기도 했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걸렸다. 이제까지는 골이나 위협적인 슈팅으로 이어지던 장면들이었다. 이 지점에 이승우의 고민이 있다. 이제 이승우가 상대해야 하는 선수들은 성장기다. 다리 길이도 더 늘어났다. 파워도 좋아졌다. 예전이라면 충분히 제칠 수 있었던 것도 이제는 상대 수비수들 발에 걸리기 시작하고 있다. 페리올렌세는 최하위권 팀이다. 이승우가 앞으로 만날 수비수들은 더 강하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의 상대들은 성인 선수들과 다름없는 피지컬을 자랑한다.
결국 계속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해야 한다. 이승우도 이 과정 중에 있다. 답도 찾아가고 있다. 실제로 페리올렌세와의 경기에서는 스스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해답을 찾는 모습이었다.
▶장결희, 생존 위한 포지션 변경
이날 장결희는 결장했다. 포지션 변경이 쉽지 않음을 의미했다. 장결희는 백승호, 이승우에 비해 생일이 늦다. 4월이다. 때문에 지난 시즌을 통째로 뛸 수 없었다. 4월에 바르셀로나의 위성구단인 코르네야에서 팀 훈련을 시작했다.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바르셀로나에 재등록했다.
여기에 큰 결심을 했다. 포지션 변경이었다. 장결희는 왼발잡이면서 공격력이 좋다. 가브리 감독은 장결희에게 왼쪽 수비수 역할도 맡겼다. 공격적인 왼발 수비수는 가치가 크다. 공격수와 수비수를 병행하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기르고 있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다. 왼쪽 수비수 자리에는 터줏대감들이 있다. 이제 막 수비수 생활을 시작한 장결희가 그들을 벌써 제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장결희는 축구 센스가 뒤어나다. 전술 이해도가 높고 발도 빠르다. 수비수 위치에 잘 적응하고 있다. 지금의 어려움만 잘 참고 넘긴다면 분명 장결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