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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총력전선언, 선수들 23경기 버틸수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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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를 향한 한화의 행보는 백척간두 운명이다. 김성근 감독은 막판 총력전을 선언했고, 한발 더 나아가 '정신과의 싸움'이라며 비장함까지 드러내고 있다. 이제 관건은 한화 선수들이 과연 사령탑의 의지대로 얼마만큼 움직일 수 있느냐, 다시말해 몸이 따라줄 수 있느냐다. 체력이 점점 고갈되는 시즌 막판, 능력치의 110%, 120%를 짜내야 하는 힘든 상황이다.

김 감독은 4일 넥센전에 앞서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번째, 지금 한화는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는 상황. 다시말해 도박을 걸 시점이라는 것. 두번째는 선수들 사이에서 해보자는 의기투합 조짐이 보인다는 점. 마지막으로 이제부터는 체력전이 아닌 정신력 싸움인 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날 작심한 듯 비전을 펼쳐 보였다. 전날(3일) 11회 연장승부끝에 한화는 13대11로 넥센을 꺾었다. 상대전적이 4승9패로 열세인 넥센을 상대로 9회 세이브 1위 김세현을 상대로 3점차를 극복했다. 한화는 4일 경기에서는 5대7로 역전패를 당했다. 김 감독은 "얼마전 우리 선수들에게 마음을 비우라고 했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자기 할 일만 충실하게 하자고 했다. 남은 경기 수를 떠올리면 부담이 되지만 순간 순간에 집중하다보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SK시절 19연승을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경기 선발을 정해두지 않았다. 경기후 결정할 때도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의식이 살아나고 있다. 힘들어하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권혁과 송창식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투수들 사이에선 '우리끼리 해보자'며 의기투합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는 도박이다. 지면 내일이 없는 상황이다. 우린 매일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후반기 체력저하와 부상 이탈로 무너졌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감독은 "지난해는 부상자들이 계속 나오는 좋지않은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올해는 지난해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 선수들이 투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태양 윤규진 카스티요 서캠프 모두 중간에서도 '던지겠다'며 의지를 드러낸다. 선수들 의식도 달라졌다. 이제부터는 체력이 아닌 정신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한화가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체력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정신력을 강조한다고 해도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부상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야구를 떠나 스포츠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신력으로 한두 경기는 극복할 수 있지만 23경기는 잔여경기를 합치면 한달 이상의 기간이다. 결코 짧지만은 않은 기간이다. 매번 초집중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한화 선수들이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부상 이탈, 특히 마운드를 지킬 투수가 너무 없다. 김 감독도 이재우를 4일 경기에 선발로 올린 이유에 대해 "올릴 선수가 없어 그랬다"고 털어놨다. 던질 투수가 없으면 있는 선수들이 더 던져야 한다. 누적된 피로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더욱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캐치볼을 시작한 송창식이 2주 전후로 복귀한다고 가정하고 이달안으로 권혁이 돌아온다고 해도 박정진이 지난해 활약에 못미치고 외국인투수 서캠프는 올릴 때마다 불안하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지뢰를 피해다녀야 한다.

2016년 한화는 2000년대 중후반 SK에 비해 노장이 많고, 투수가 부족하고, 실책도 많다. 같은 연장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힘들다.

일체유심조(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한화가 가을야구를 향한 마지막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