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타 후유증은 없었다. '대세' 박성현(23·넵스)의 멘탈은 강철이었다.
박성현은 4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앤리조트(파72·6546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를 기록한 박성현은 고진영(21·넵스)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시즌 7승째를 달성했다. 지난주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2라운드 경기 도중 캐디의 부상으로 기권했던 박성현은 다음 대회에서 곧바로 우승컵에 입맞추는 저력을 보였다.
이날 우승으로 박성현은 2009년 신지애가 세운 시즌 최다승(9승)에 2승차로 바짝 다가섰다. 또 2014년 김효주(21·롯데)가 모은 시즌 최다 상금(12억897만원) 경신에 고작 300만원을 남겨뒀다. 우승상금 3억원을 추가한 박성현은 이번 시즌 12억591만원을 벌어들였다.
3라운드(3일)는 악몽과 같았다. 김지현(25·롯데), 장수화(27·대방건설)와 함께 라운드를 펼친 박성현은 샷이 흔들렸다. 이렇다보니 경기시간도 길어져 벌타를 받았다. 13번 홀(파4)에서 한 차례 경고를 받은 박성현은 14번 홀(파5) 두 번째 샷 상황에서 2분을 보내 결국 1벌타를 피할 수 없었다.
벌타 적용은 정당했다.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모든 선수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벌타를 부여했다. 박성현은 공동 10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이 벌타가 오히려 박성현의 집중력을 깨웠다. "집중하면 우승권에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박성현의 우승 원동력이었다. 마지막날 1번 홀(파4)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박성현은 2번 홀(파3)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박성현의 강철 멘탈은 4번 홀(파5)부터 가동됐다. 이글을 잡아내 단숨에 2번 홀 잃은 두 타를 만회한 박성현은 7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았다.
박성현의 집중력은 후반에 더 빛났다. 우승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을 때 박성현은 버디로 격차를 벌렸다.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도 남달랐다. 2~3라운드 때 더블 보기를 했던 10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 대신 우드 티샷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최종 라운드에선 타수를 잃지 않았다.
18번 홀(파5)에서도 우드 티샷을 선택해 파로 마무리한 박성현은 끝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던 고진영을 한 타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2011년부터 막을 올린 한화금융 클래식은 KLPGA 투어 대회와 달리 매년 우수한 해외 선수들을 초청, KLPGA 대표 글로벌 투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초청 선수인 렉시 톰슨(미국)은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단독 6위, 제시카 코다(미국)는 1오버파 289타로 공동 12위를 각각 마크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