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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팀 몰린 4,5위 싸움, 이들에게 필요한 승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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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지난해 신생팀 kt가 1군에 참가하자 팀당 경기수를 144게임으로 확장하고 '와일드카드' 제도를 만들어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5개로 늘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KBO가 리그의 질은 생각지도 않고 외연 확장과 흥행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와일드카드는 '신의 한 수'였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돼 흥행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2일 순위를 보면 1위 삼성, 2위 NC, 3위 두산, 4위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은 상황이었다. 넥센과 5위 한화의 승차가 7.5경기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만일 이전처럼 포스트시즌 진출을 4팀으로 제한했다면, 막판 한 달간 페넌트레이스는 파장 분위기로 연출됐을 것이다. 물론 1~4위팀간 자리 싸움이 흥미로웠겠지만, 모든 팬들의 시선을 붙잡기는 힘겨웠을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5위팀에게도 포스트시즌 자격을 부여한 덕분에 시즌 마지막까지 커트라인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한화를 비롯해 KIA, 롯데, SK, LG 등 무려 5개팀이 5위 경쟁에 참여해 10월초까지 뜨거운 레이스를 겨뤘다. 결국 10월 4일 KIA가 두산에 패하면서 SK가 5위를 차지했고, SK와 넥센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9월 2일 현재 1~3위인 두산과 NC, 넥센은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한 상황이다. 4위 KIA부터 9위 삼성까지 무려 6개팀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KIA와 삼성의 승차는 6.5경기, 5위 LG와 삼성은 4.5경기차다. 이들 6개팀은 각각 20~27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경쟁 자리가 2개로 늘었다는 것. 즉 4위 싸움도 추가적으로 즐길 수 있는 볼거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먼저 2승을 올린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4위 팀이 1승을 안고 홈에서 2경기를 모두 갖기 때문에 5위 팀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현재로선 KIA가 이 싸움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고, 5위를 놓고 LG와 SK가 지난해처럼 마지막까지 혈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7위 한화, 8위 롯데, 9위 삼성도 가을 야구를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승차를 줄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통계적으로도 잘 나와 있다. 7월 31일 7위 한화와 5위 SK의 승차는 2.5경기였다. 한달여가 지난 지금 두 팀간 승차는 2경기다. 7월 31일 9위였던 삼성은 지금도 5위팀과의 승차가 4.5경기다. 5위가 SK에서 LG로 바뀌었을 뿐 삼성의 위치에는 변화가 없다.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LG가 8월초 9연승을 달리면서 5위 싸움에 뛰어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 달간 특정 순위팀과의 승차를 2~3경기 줄였다면 매우 잘한 레이스라는 말을 듣는게 현실이다.

올시즌 5위는 승률 4할8푼대 근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에도 5위 SK의 승률은 4할8푼6리였다. 4할8푼을 5위팀 승률로 놓고 계산하면 남은 경기서 KIA는 10승14패, LG는 12승12패, SK는 11승9패, 한화는 15승10패, 롯데는 17승9패, 삼성은 18승9패를 올려야 한다. 이 점에서 보면 KIA와 LG, SK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