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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2% 부족했던 中, 창끝은 날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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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 부족했다.

중국 축구가 또 한 번 '공한증'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국가적 관심에 힘입은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와 세계적 지도자-선수들의 영입에도 여전히 한국과의 격차는 상당했다.

2차예선 탈락 위기에 놓였던 중국을 구원한 가오홍보 감독이 경기 초반 내놓은 전략은 단순했다. 수비라인에 5명을 세우고 상대 진영으로 한 번에 이어지는 '카운터'에 집중했다. 하지만 공간을 활용하지 못했다. 수비진은 성급했고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날카롭지 못했다. 볼을 잡으면 수비 뒷공간으로 쇄도하는 우레이, 순커에게 연결되는 긴 패스에 그쳤다.

수비라인은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5명이 선 수비라인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지 못한 채 한국의 패스 플레이에 공간을 내줬다. 황보원을 중심으로 한 중원 순간 압박으로 볼 차단과 역습을 노렸지만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오재석의 오버래핑에 잇달아 공간을 내주며 흔들렸다. 전반 20분 나온 자책골의 시발점도 장린펑이 오재석의 오버래핑을 저지하지 못해 벌어진 장면이었다.

'리더'도 없었다. 베테랑 정즈를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 급격히 흔들리면서 잇달아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내줬다. 후반 17분 이청용에게 추가골을 내준 지 3분 만에 손흥민의 돌파를 막는데 급급하다 세 번째 골을 내준 부분도 경험부족을 탓할 만했다.

공격은 달랐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우레이(상하이 상강)였다. 한국 수비진을 앞에 두고도 자유자재로 슈팅을 시도하면서 뛰어난 개인기량을 선보였다. 우레이와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공간을 만들어 낸 순커(톈진 테다)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3골차로 벌어진 뒤 한국의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 2분 만에 두 골을 따라붙었다. 자국 리그서 세계적 공격수들과 싸우며 얻은 경험이 어느 정도 발휘된 부분이라고 볼 만했다.

31번째 한-중전은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축구 굴기'를 목표로 발전을 거듭하는 중국 축구의 성장세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