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이대호가 지난달 마이너리그에 다녀온 뒤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전에서 멀티안타를 기록한 뒤 1일 텍사스전에서도 올시즌 세번째 3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이틀 연속 멀티히트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무엇이든 배우겠다는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다.
이대호는 이날 6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다. 팀이 1대14로 지며 5연패, 결코 웃음짓지 못했지만 이대호의 방망이는 시애틀 벤치의 위안이었다. 4타수 3안타, 시즌 타율은 2할4푼5리에서 2할5푼3리로 높아졌다. 이대호는 2회 첫타석에서는 텍사스 왼손 선발 마틴 페레즈 상대로 유격수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코스가 좋았던 타구가 2루 베이스쪽으로 흘렀다. 유격수의 다이빙캐치후 1루 송구에도 이대호는 세이프. 4회초 두번째 타석은 중전안타, 6회 세번째 타석 역시 중전안타. 8회 마지막 타석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대호는 빅리그에서 아직 4안타 경기는 없다.
텍사스의 방망이가 시애틀을 압도한 경기였다. 5연승의 텍사스는 3회 마자라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올린 뒤 4회 폭발했다. 앤드루스의 적시타에 이어 고메즈가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6-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5회에는 벨트레의 투런, 오더오의 투런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10-0. 8회에도 라이언 루아의 1점 홈런에 이어 오도어가 또다시 3점홈런을 더했다. 시애틀은 8회초 카일 시거의 솔로홈런이 유일한 득점이었지만 가장 활발한 타격은 역시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마이너리그에 다녀온 뒤 3경기만에 안타를 만들어내며 빠르게 제컨디션을 찾았다. 이대호는 "마이너리그에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다녀오길 잘했다. 코칭스태프에서 마이너리그에 가서 자신감을 얻고 돌아오라고 했는데 확실히 부담감을 던져버리니 타석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는 입지가 약하다. 여전히 플래툰 시스템이 그를 괴롭힌다. 2001년 롯데에서 11년간 KBO리그를 호령했고, 일본에서도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지만 메이저리그는 아니다. 이대호는 갈때부터 도전정신으로 밑바닥부터 밟고 올라가겠다고 했다. 주위에선 걱정어린 시선이 많았지만 하나 하나 극복해 냈다. 후반기들어 슬럼프가 찾아와 고전했지만 이번에도 이대호는 더 힘겨운 곳에서 기본을 발견해 돌아왔다. 프로 16년차지만 열정은 신인 못지 않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