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명 vs 한국 8명.'
오는 5일 경기도 일산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개막하는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화두는 '중국의 인해전술(人海戰術)을 넘어라'이다. 6일 테이프를 끊는 32강전에 중국은 역대 최다인 20명의 기사가 나서 대회 2연패를 노리고, 한국은 '소수 정예' 8명이 출전해 대회 1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그외 일본 3명, 이스라엘 1명이 나선다.
주최국인 한국 기사의 수가 라이벌 중국보다 크게 적은 것은 지난 7월 15일 열린 통합예선에서 한국 기사의 성적이 부진해서다. 329명이 참가한 통합예선에서 한국은 단 3명 만이 예선을 통과해 14명이 통과한 중국에 한참 밀렸다.
초반 기선 잡기에서는 밀렸지만 승부는 해봐야 안다. 한국이 중국의 인해전술을 극복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알파고 스타' 이세돌 9단(전기 시드)과 부동의 랭킹 1위 박정환 9단(국가 시드)을 비롯해 강동윤 9단, 이동훈 8단, 신진서 6단(이상 국가 시드), 변상일 5단, 강승민 5단(일반조), 정대상 9단(시니어 조) 등이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
중국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커제 9단(전기 시드), '대륙의 별' 구리 9단(와일드카드)을 비롯해 스웨 9단, 탕웨이싱 9단(전기 시드), 천야오예 9단(국가 시드), 퉈자시 9단, 판팅위 9단(일반조), 루이나이웨이 9단(여성조) 등이 나선다. 우승후보가 즐비한 건 분명하다.
일본에서 '투혼의 승부사'조치훈 9단과 이치리키료 7단(국가 시드), 이다 아쓰시 8단(일반조)가 출전한다. 여기에 2013년 시작된 월드조 예선을 통과한 행운의 주인공은 이스라엘의 알리 자바린 초단이다. 유럽바둑연맹 소속 기사가 출전권을 따낸 것은 처음. 이변을 만들어낼 지 관심거리다.
9월 5일 개막식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개막식에 앞서 바둑 꿈나무 선발전 입상자 8명과 온라인 이벤트 당첨자 등이 32강 진출 기사들과 지도대국을 갖는 프로암 대회가 열린다. 또 월드컵 축구경기처럼 32명의 어린이들을 개막식에 초청해 32강 기사들과 함께 입장하는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32강전은 삼성화재배의 독창적 시스템인'더블 일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된다. 4명씩 8개조로 배치해 각 조의 2승자와 2승1패자가 16강에 진출하는 방식. 한 번 패하더라도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진정한 강자를 선발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2016 삼성화재배는 10월 대전의 삼성화재 유성캠퍼스에서 16강 및 8강전을 치르고 11월에 같은 곳에서 준결승 3번기를 속행한다. 대망의 결승 3번기는 오는 12월 경기도 고양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커제 9단이 스웨 9단을 2-0 으로 제압하고 삼성화재배 최연소(만 18세) 우승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6회, 일본 2회이다.
1996년 출범 이래 '별들의 제전'이라는 명성과 함께 변화와 혁신의 기전으로 세계 바둑계에 큰 획을 그어온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는 총상금 규모 8억원, 우승상금 3억원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