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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KBO의 임창용 징계, 옳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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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에 대한 징계는 문제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여러 정책에 관해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종종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아무리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다고 해도 현장의 관점에서 볼때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서면 눈치보지 않고 말을 꺼내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이 또 한번 KBO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바로 KIA 타이거즈 투수 임창용에 관한 징계 결정이다.

김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임창용 사건에 관해 언급했다. 임창용은 지난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9회 2사 2루 상황에서 2루 주자로 나가있던 오재원의 머리쪽을 향해 공을 던졌다. 뒤로 돌아 정상적으로 견제 동작을 했는데, 유격수와 2루수가 베이스 커버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본 뒤에 돌연 오재원 쪽으로 공을 던졌다. 공은 오재원에게 맞지 않고 중견수 쪽으로 흘렀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은 위협구로 판단해 격렬히 항의했다.

결국 당시 심판진은 오재원과 임창용에게 똑같이 구두 경고를 준 뒤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 이어 임창용은 다음날인 28일 오재원을 찾아가 사과했다. 상황은 여기서 일단락된 듯 했다. 하지만 KBO는 29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임창용에게 3경기 출장 정지와 120시간의 사회봉사 제재를 부과했다. KBO는 이에 대해 "리그 규정의 벌칙 내규 7조에 의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팬들의 비난 여론이 커진 것에 따른 추가 징계라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정상적인 징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고 해서 임창용이나 KIA의 편을 든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나도 야구를 하다 그런 장면(임창용이 오재원을 향해 공을 던진 것)은 처음봤다. 비정상적인 행동이었다"라고 전제했다. 김 감독이 지적하는 핵심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현장의 심판진이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결정을 내렸음에도 추가로 상벌위원회가 열린 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는 KBO 상벌위원회가 어떤 면에서 현장 심판의 결정과 권위 자체를 부정한 행위일 수도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김 감독은 "이미 시합 과정 속에서 심판이 견제로 인정한 것 아닌가. 위협적인 상황이었지만 주자에게 맞지도 않았다. 당시 현장에서 두 선수에게 경고를 내렸다고 하지 않나. 그걸로 상황은 일단락된 것이다. 그런데 경기가 다 끝나고 다음날 서로 사과해서 끝난 일을 가지고 상벌위원회를 또 연다는 건 문제가 있다. 무슨 징계를 또 내린다는 것인가. 당시 현장에서 판단을 한 심판 권위도 사라지게 됐다. 심판도 징계를 받아야 하나"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김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임창용이 3경기에 빠지는 건 큰 손해다. 4위하다가 6위도 될 수 있다. KIA 등 특정 구단의 문제가 아니라. KBO가 시즌 막판에 이런 상황을 만든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