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기록의 역사다. 감동과 함께 기록이 만드는 또 다른 드라마가 스포츠다.
여기서 잠깐,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경륜과 경정은 레저일까, 스포츠일까. 이번에 확실히 결론을 짓자.
경륜과 경정이란 종목은 분명 스포츠다. 고도의 훈련된 선수들이 순위를 다툰다. 경륜은 올림픽 종목이기도 하다.
두 종목의 선수들은 직업 선수들이다. 경륜은 싸이클 선수 출신들이 직업으로 삼는다. 경정은 3차에 걸친 시험과 면접 등을 거쳐야 후보생이 될 수 있다. 이들은 다시 1년6개월간의 훈련을 받는다. 그 뒤 6개월간의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경정선수가 된다. 스포츠인 만큼 아무래도 선수출신들이 많다. 재미난 것은 컬링 하키 축구 요트 레슬링 펜싱 체조 등 출신성분이 무척 다양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나오는 두번째 결론, 경륜과 경정은 직업선수들의 스포츠다. 즉, 프로스포츠다. 이제부터 제대로 보자. 경륜과 경정, 프로스포츠로 보고 즐겨보자.
다시 첫 이야기로 돌아간다. 경륜과 경정도 기록이라면 할 말이 많다. 프로스포츠인 만큼, 기록을 챙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륜에서는 조만간 대기록이 하나 세워진다. 개인통산 500승이 나온다. 홍석한(41)이 단 1승만 남겨놓고 있다. 빠르면 9월초에 역사적 순간을 지켜볼 수 있다.
2001년 데뷔, 16년 동안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통산 2위는 362승의 장보규다. 무려 137승이나 차이가 난다. 비교 상대가 없는 대기록이다. 1994년, 199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도 참가한 국가대표 출신의 발자취다.
최다연승의 주인공은 조호성(42)이다. '한국 사이클의 레전드'로 무려 47연승을 기록했다. 2006~2007년에 세운 대기록이다. 지금은 현역이 아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는 싸이클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다.
2위는 박용범의 36연승이다. 역시 차이가 크다. 따라서 홍석한의 최다승, 조호성의 최다연승은 당분간 깨기 힘든 '전설같은 기록'으로 불린다.
프로선수들인 만큼, 상금 기록도 잠깐 살펴보자. 최근 3년간 최다상금 기록은 2억4800만원이다. 2014년 박용범이 챙겼다. 올해는 김현경이 1억9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기준 1인당 평균상금은 7400만원이다.
'철인 기록'도 있다. 허은회가 현역 최고령인 51세에 페달을 밟고 있다. 박종석과 원종배도 같은 51세다. 허은회가 몇개월 일찍 태어났다. 허은회는 1188일의 최다 출주일수 기록도 갖고 있다.
'나이'라면 경정이 한술 더 뜬다. 박석문이 54세에도 물살을 가르고 있다. 2위는 51세의 정인교다.
말이 나온 김에 경정으로 기록실을 옮겨보자. '경정계의 홍석한'은 김종민이다. 현재 378승을 기록하고 있다. 최다승 2위는 길현태다. 368승으로 뒤를 쫓고 있다.
최다연승에서는 우진수가 가장 앞선다. 14연승(2006년) 기록을 갖고 있다. 2위는 13연승(2007년)의 곽현성이다.
최근 3년간 상금순위 1위는 어선규다. 2014년에 1억4337만원을 받았다. 올해는 심상철이 7258만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정선수들은 작년에 1인당 평균 약 4800만원을 챙겼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언급한 재미난 기록을 살펴보자. 출신 스포츠종목 순위다. 1위는 싸이클이다. 현재 총 29명의 스포츠선수 출신 중 5명이 페달을 밟았었다. 2위는 축구(4명), 3위는 수상스키와 체조(이상 3명)다. 이밖에 복싱(2명) 야구 컬링 레슬링 핸드볼 역도 펜싱(이상 1명) 등 다양하다.
스포츠의 또다른 재미는 기록을 챙겨보는 것이다. 기록이 주는 경륜과 경정의 또다른 재미도 한껏 즐겨보자.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