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예상치 못했던 케미가 터졌다.
KBS2 새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차인표와 최원영이 배꼽 잡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28일 방송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성태평(최원영)의 기타에 관련한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성태평은 나연실(조윤희)의 결혼식 축가를 맡으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기타만 망가졌다. 2000년 가요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신흥 루키로 주목받았던 그가 라이브 카페 바닥이나 닦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결국 배삼도(차인표)를 찾아가 기타 수리비를 요구했다.
하지만 배삼도도 만만치 않았다. "농장 주인이 통닭 가게 위치를 알려주던데? 기타 수리비 받으러 왔지"라며 초면부터 반말을 하는 성태평의 거만한 태도에 "내가 동안이라 그런가? 반말이네. 몇 살이야? 민증 까봐"라며 맞섰다. 성태평은 "내가 지갑을 안 가져왔네. 기타 수리비나 내 놔"라며 대들었고 배삼도는 2만 원을 쥐어주며 쫓아내려 했다. 그러나 성태평은 물러서지 않았고 이를 발견한 복선녀(라미란)는 구두방에서 본드로 기타를 붙여와 성태평을 경악하게 했다.
짧은 에피소드였지만 이들의 호흡은 막강했다. 최원영은 전작 '너를 기억해'에서 보여줬던 섬뜩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어냈고 '허당 마초'로 거듭났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과거의 환상에 젖어 거들먹 거리는 그의 연기는 웃음기를 자아냈다. 차인표도 막강했다. 가만히 있을 땐 중후한 꽃중년의 면모를 뽐내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코믹 연기와 능수능란한 표정 연기로 극의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여기에 라미란은 두 남자 사이에서 완벽하게 완급조절을 하며 감초 연기의 끝판왕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세 사람의 기가 막힌 앙상블에 시청자들도 호응하고 있다. 아직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전형적인 주말극 패턴을 답습하고 있고, 남녀주인공의 캐릭터도 딱히 매력 포인트를 찾기 어렵지만 이들 셋이 보여주는 호흡만으로도 충분히 극을 즐길 수 있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이날 방송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2회는 첫방송(22.4%)보다 5.7%포인트나 상승한 2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불어라 미풍아'는 11.6%, '옥중화'는 19.9%, SBS '우리 갑순이'는 8.4%, '
L에서 두번째 사랑'은 8.9%의 시청률에 그쳐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주말극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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