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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캠페인 <10>] 경남 사천시 벌리동 편의점 '25 자유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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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캠페인 <10>] 경남 사천시 벌리동 편의점 '25 자유시간'

경남 사천시 벌리동에 가면 '없는 게 없는' 편의점이 한 군데 있다. '25 자유시간'이다. 다른 편의점에 있는 건 당연히 다 있고, 그외에 자동차 엔진세정제, 자물쇠, 형광등, 포대 쌀까지 비치돼 있다. 이 만물상에는 이것 말고도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하나'가 더 있다. 바로 '나눔 천사'다. 이 곳을 운영하는 차평근 대표(54)가 그 주인공이다.

차 대표는 지난 2000년, 쌀 10kg짜리 10포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동사무소에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나눔의 첫 장을 열었다. "당시 한 고등학교 앞에서 슈퍼를 하고 있었는데 집안이 어려운 학생들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걸 봤지요. '사람이 배는 채워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쌀을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쌀 기부는 지금껏 17년째 매달 이어오고 있다.

2007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서 진행하는 '착한가게'에 가입했다.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기부에 관심이 많아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홈페이지를 보고 전화를 걸었죠." 차 대표는 가게명으로 20만원, 개인으로 20만원 등 총 40만원을 매달 흔쾌히 이체하고 있다. 벌써 10년이 되었다.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하다보면 자꾸 더하게 된다!" 차 대표도 마찬가지다. 사천지역 시민봉사단의 후원회장을 맡아 '짜장면 봉사'도 3년째 해오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가량 지역내 소외계층과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면도 뽑고 짜장도 볶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긴다. 이외에 복지재단 후원도 서너 군데 하고 있다.

"어려서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가만 있지 못하겠더라고요."

차 대표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 후 14살 때부터 돈을 벌어야 했다. 석유가게 점원, 가스배달 등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노동을 감내했다. 그때문에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그뒤 부산에 건너가 방황의 20대를 보낸 뒤 1999년 고향으로 돌아와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슈퍼를 하다보니 돈이 들고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신이 나서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면서 열심히 일했다. 덕분에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저는 이상하게 그런 욕심이 없어요. '폼' 잡고 으스대고 살 수 있겠지만 그게 뭐 중요합니까.(웃음)"

차 대표는 지금도 편의점 한 켠에 붙어있는 방 2개와 작은 부žZ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절약 정신을 타고 나서 살림살이도 아주 소박하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30년째 그대로 쓰고 있다. 이뿐 아니다. 술 담배도 하지 않는다. 술은 원래 못했고, 담배는 하루에 4갑을 태웠으나 1999년에 끊었다.

차 대표의 나눔은 지역사회에선 이제 꽤 알려졌다. "이따금 상 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오지만 생색내는 것 같아서 가지 않는다"며 껄껄 웃은 그는 "언젠가 작은 나눔재단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 대표의 꿈이 왠지 이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수익의 일정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꾸준히 기부하면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5년 시작해 2016년 7월 말 16.226곳이 가입해 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싣는다. 현재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과 함께 지역내 착한가게를 발굴하는 '우리 마을 착한 기적 만들기' 캠페인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할 수도 있다. 가입문의: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