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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할리우드 전쟁터 된 한국...워너vs폭스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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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어느새 한국의 영화 시장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전장이 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 시장을 글로벌화하는데 큰 역할은 한다는 장점과 함께 한국 시장을 할리우드에 넘겨줄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다.

포문은 폭스가 열었다. 20세기 폭스사는 한국에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이하 폭스)이라는 제작사를 2008년 설립해 '황해'에 부분투자했고 2013년 '런닝맨'부터는 한국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이후 '슬로비디오' '나의 절친악당들'을 제작한 폭스는 시도는 좋았다는 평은 받았지만 흥행면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곡성'으로 6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서도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폭스는 이정재 여진구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영화 '대립군'을 9월에 크랭크인한다.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의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지난 5월 '곡성'을 언론에 공개하며 "한국에서 제작 편수를 늘려서 1년에 2~3편은 제작할 생각이다. 중국에서도 그 횟수를 높일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의 로컬 필름 시장은 계속해 성장하고 있고 재능 있는 필름메이커가 많기 때문에 시장을 주시할 계획이다"라고 밝기도 했다.

워너브러더스도 워너브러더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이하 워너)을 통해 한국에서 첫 영화를 제작했다. 송강호 공유 주연의 '밀정'이 바로 그 것이다. 워너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변호인'을 제작했던 최재원 대표를 영입해 '밀정'을 만들었다. 또 이병헌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싱글라이더'도 후반작업중이다. 이외에도 내년에는 박훈정 감독의 'VIP', 이정범 감독의 '악질경찰'을 준비하고 있다.

'곡성'과 '밀정'은 올해 두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한 대표적인 한국 영화가 됐다. '곡성'은, 흥행 성공은 물론 칸에 초청까지 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밀정'의 성적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 영화시장은 '테스트베드'적인 성격이 강하다. 가장 먼저 좋아하고 가장 먼저 싫증낸다. 때문에 한국에서 제작한 영화는 해외배급을 하든 리메이크 판권을 팔든 성공 가능성이 꽤 높은 카드로 통한다. 그래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도 한국 시장을 눈독 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는 경우가 많고 전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한국에서 먼저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자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 50%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당연히 할리우드가 한국 제작 시장까지 잠식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지난 90년대 한국 영화인들은 할리우드 영화의 직배에 맞서 결사항쟁(?)했지만 배급시장을 열어준 기억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할리우드 영화는 직접 배급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한국의 영화 제작사는 대부분 소규모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대규모 자본으로 제작에 손을 댄다면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어찌됐든 두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는 한국에서 한국영화를 놓고 격전을 치르게 됐다. 둘다 웃을지, 한 곳만 웃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상황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